문상환 | 금속노조 미조직전략조직실장

 

모두 함께, 차별 없이?
포스코가 2018년 11월 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위드 포스코(with POSCO) 경영개혁 실천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최정우 회장 취임 100일을 맞아 마련한 이 행사에서 포스코는 그룹 전 임원이 참석한 가운데 ‘100대 개혁과제’를 발표하고, 전 임원이 ‘5대 경영개혁 실천 다짐문’에 서명을 했다고 합니다.
5대 경영개혁 실천 다짐문은 ▲ 경영개혁 실천의 주체로서 기업시민 포스코를 선도 ▲ 투철한 책임감과 최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파트너와 함께 성장 ▲ 배려와 존중의 자세로 소통하고 협력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 ▲ 희생과 봉사 정신으로 솔선수범하고 직원과 조직 역량 육성에 매진 ▲ 실질·실행·실리에 기반해 현장을 지향하며 본연 업무에 집중이었으며, 이 다짐문의 전체를 묶는 열쇳말은 ‘모두 함께, 차별 없이, 최고의 성과를 만든다’였다고 합니다. 이를 한마디로 ‘위드 포스코’라고 표현하고, 대치동 센터 앞에 상징물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다짐문 서명 후 4개월이 지난 지금, ‘모두 함께, 차별 없이, 최고의 성과를 만든다’는 ‘위드 포스코’의 대상에 노동자들은 없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듭니다.

주주인데 주주총회 참석이 안 돼?
3월 15일 오전 9시부터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주주총회가 열렸습니다. 하지만 이 주주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새벽 2시, 3시부터 포항과 광양에서 올라온 수십여 명의 주주이자 노동자들은 이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시간에 늦어서 들어가지 못한 것이 아니라, 회사에서 이들의 참가를 막았기 때문입니다.
노동자들은 주주로서 당연한 권리인 주주총회에 참석해서 요구사항을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포스코 직원과 조합원들의 의견을 담은 서명지도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들어가지 못했고, 요구사항은 물론 서명지도 전달하지 못했습니다.

포스코 노동자들이 주주총회에서 전달하고자 했던 5대 요구
1. 포스코는 50여 년 무노조 경영을 폐기하라!
2. 포스코는 금속노조를 인정하고 직접 대화에 나서라!
3. 포스코는 금속노조 참여하에 산업안전시스템을 전면 혁신하라!
4. 포스코는 원하청 노동자 임금과 복지 차별을 즉각 중단하라!
5. 포스코는 근로자지위확인소송 광주고등법원 판결 이행하라!

노동자들의 출입이 막히면서 다른 주주들의 출입도 막혔습니다. 이에 일부 주주들은 회사 측에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이 상황에서 대주주들은 포스코 직원들의 안내를 받아 주주총회장으로 들어갔습니다. 소액주주들의 항의가 쏟아지자 급하게 나온 직원들이 “식당을 잡아 놓았으니 식사라도 하시라”면서, 주주총회장이 아니라 식당으로 안내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주주총회에서도 회장이 역설해온 ‘위드(with)’, ‘모두 함께, 차별 없이’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주주총회 참석하려면 사전에 조율하자?
물론 모든 노동자가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못한 것은 아닙니다. 주주총회를 앞둔 며칠 전 포스코는 각 노동조합(한국노총 기업노조,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금속노조 포스코 사내하청지회)에 주주총회 참가인원을 사전 협의하고 발언자는 한 명으로 하자(정규직 노조는 4명 참가 1명 발언, 사내하청 노조는 2명 참가 1명 발언 등)고 연락했습니다. 두 노동조합은 이에 동의하고 당일 총회에도 입장했지만, 사내하청지회는 주주들의 권리를 제한하려는 회사 측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었기에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사내하청지회는 2018년 주주총회에서 권오준 당시 회장에게 “법원에서 불법 파견 판정이 난 부분이 있고,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한 바 있고, “대법원판결 이전이라도 노조와 정규직 전환과 관련한 대화를 하겠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대화’는 진전되지 않았고, 이번에는 ‘협의’라는 이름을 달고 주주총회의 출입 인원과 발언자를 제한하는 회사 측의 태도를 인정할 수 없었습니다.

포스코에서 최정우 회장의 취임과 함께 내세웠던 ‘위드 포스코’. 주주총회에서 포스코가 보여준 모습을 생각하면 ‘모두 함께, 차별 없이, 최고의 성과를 낸다’는 이 문장에 과연 노동자가 포함되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