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철 | 경의선공유지시민행동 정책팀장, 노동당 당원, 노동·정치·사람 회원
놀랍게도 대도시인 서울에서 마을버스는 여전히 중요한 문제다. 마을버스는 공공교통의 하나로 가장 기본적인 생활권인 마을 단위의 교통수단이며, 기존 공공교통망의 출발지와 종착지를 연결하는 가장 말단의 교통수단이다. 특히 서울과 광역 교통망 중심의 도시교통체계에서 마을버스는 간선망의 효과를 높이는 한편 이용자인 시민의 편의를 높이는 중요한 교통수단으로서 기능한다.
하지만 교통정책은 여전히 사회정책으로서의 기능보다는 전문가나 사업자가 주도하는 공학의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이용자인 시민의 관점, 즉 수요자의 관점보다는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자 측면에서의 효율성에 초점을 맞춰 왔다. 실제로 최근 논란이 되는 택시요금 인상과정에서도 서울시는 형식적인 공청회 절차만으로 요금인상안을 결정해 공표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시의회 의견청취나 물가대책위원회의 심의라는 형식을 거쳤지만 실제 택시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직접적으로 의견을 제시할 기회는 없었다.
마을버스 정책 역시 이와 유사하다. 기본적인 핵심은 기존 공급자인 민간사업자의 수익과 이에 따른 공공의 지원금을 가장 최적의 수준에서 조정하는 것이지, 실제 교통의 사각지대에 놓인 지역 주민들의 교통 이동권 보장은 고민이 아니다. 실제로 과거 양천구와 성북구 장수마을의 마을버스 신설 등과 같이 최근 5년 사이에 지역별로 마을버스의 추가노선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가 있어 왔으나 잘 수용되지 못했다.
마을버스는 현행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라 규정된 운수사업의 한 유형이다. 법상 운수사업은 ‘면허’를 통해서 운영되는 것을 특징으로 “다른 사람의 수요에 응하여 자동차를 사용하여 유상으로 여객을 운송하는 사업”(법제2조(정의))을 뜻한다. 그리고 마을버스는 자동차를 정기적으로 운행하려는 구간(즉 노선)을 정하여 여객을 운송하는 사업을 뜻하는 ‘노선 여객자동차운송사업’ 중에서 시군구의 단일 행정구역에서 기점 혹은 종점의 특수성에 의해 다른 노선 여객자동차운송사업자가 운행하기 어려운 구간을 대상으로 운행하는 사업을 뜻한다.
즉 마을버스라는 교통수단은 기존의 간선 체계를 보완함으로서 개선되기 어려운 지역적 특수성을 고려하여 수요에 응답하기 위해서 도입하는 노선버스를 뜻한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2004년 버스준공영제를 도입하여 버스 업체의 실 소요경비 중 요금을 통한 이익을 제외한 적자분을 보전해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마을버스에 대해서도 <서울특별시 여객자동차운수사업의 재정지원 및 한정면허 등에 관한 조례>에 의거하여 지원 규정을 담고 있다. 여기에 따르면 마을버스는 “마을 등을 기점 또는 종점으로 하여 이들 마을 등과 가까운 철도역 또는 일반노선버스 정류장 간을 운행하는 사업을 영위하기 위하야 시장에게 등록하고 운행하는 버스”(서울시버스재정지원조례제2조(정의)로 정하고 있다. 즉 노선이 지하철역과 버스정류장을 경유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법적 기준에서 보면, 마을버스라는 교통수단은 거주지 혹은 학교 등 필수생활시설로 이동하기 위해 기존의 지선 교통망에서 보완된 간선 노선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는 자연스럽게 어느 지역이든 간에 기존의 지선 교통망으로 이동하는데 불편함을 겪는 지역 주민들은 추가적인 마을버스 노선의 신설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런 노선의 경우에는 서울시에 의해 재정지원을 받을수 있는 대상이 된다.
마을버스를 새롭게 신설하기 위해서는 서울시가 정한 등록기준을 충족해야 하고 운행 노선을 확정하여 시보에 공고함으로서 운행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마을버스 사업자가 준수해야 하는 등록조건은 (1) 서울교통카드가 마을버스의 요금지불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관련 설비 (2) 신고된 요금 체계로 제시하고 있는데(서울시버스재정지원조례제9조) 그 외에도 최소 운행시간을 충족할 수 있는 차량과 차고지, 차량을 정비할 수 있는 정비설비 등이 포함된다. 그리고 차량의 구입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재정지원을 통해서 구매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마을버스 신설의 과정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는 서울시가 2016년에서 수립한 <서울특별시 마을버스 업무처리 지침 개선 계획>을 통해서 살펴보자. 해당 지침은 마을버스 운영에 대한 쟁점들을 체계화하고 이전에 규정되지 않은 항목에 대한 담당 행정부서의 자의적 판단을 배제하기 위해서 정비된 사항이다. 이에 따라 해당 지침이 제시하는 마을버스 노선 신설 및 조정의 절차는 일차적으로 자치구 차원에서 노선신설과 조정에 대한 대상을 발굴한 다음 법률 검토를 진행한 후, 이해관계기관 의견수렴 및 노선심사위원회의 의결을 통해서 서울시에 검토요청을 하는 일단계와 이렇게 제안된 노선에 대해 서울시장이 노선조정 조합성 및 타당성을 검토한 후 이를 승인하고 자치구에 통보하게 되면 자치구에서 업체를 선정하고 등록하는 이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즉, 마을버스의 신설은 기본적으로 자치구 프로세트와 서울시 프로세스로 구분되는 데 특히 자치구 차원의 노선조정심의위원회의 심의와 이와 별도로 자치구에서 시행하는 관련 전문가를 통한 법률적, 정책적 타당성 검토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와 같은 노선신설 과정을 최근 마을버스를 신설하고 있는 성동구의 사례를 통해서 구체적으로 짚어 볼 수 있다.
성동구청은 2018년 ‘구청장에게 바란다’라는 의견을 통해서 노선신설에 대한 요청을 받고 노선신설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왕십리역에서 서울숲리버뷰자이아파트를 거쳐서 응봉역으로 가는 노선으로 가칭 성동14번 버스가 그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성동구의 경우 노선신설 대상 발굴과정에서 운수업체 노선 신청을 병행한 것인데, 이는 이후 운송업체 선정 과정에서 사업자의 신청이 없을 경우 노선 신설 자체가 무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전에 해당 신설노선을 운행할 사업자를 사전에 조율하기 때문이다.
성동구 지역의 노선신설은 주요 경유지인 서울숲리버뷰자이아파트 주민의 81%인 839명의 신설 동의서를 바탕으로 주민건의를 갈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절차를 고려하면 신규 노선의 발굴에서부터 운송시작까지 걸리는 행정기간은 7개월 정도로 볼 수 있다. 서울시의 지침과 성동구의 사례를 통해서 알 수 있는 현행 노선신설의 특징은 해당 자치구의 행정의지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들 수 있는데, 이는 2005년 이후 서울지역의 주요한 마을버스 신설 노선이 대부분 상대적으로 열악한 주거지보다는 새롭게 건립된 아파트 단지를 경유하는 방식으로 신설되는데 해당 지역의 경우에는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일한 주민동의 절차가 용이하다는 특징과 함께 민원에 취약한 민선 자치단체장에게 효과적으로 주민압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 기인한다. 즉 아무리 주민들의 필요가 객관적으로 확인이 되더라도 행정 입장에서는 한계가 있는 부분을 거론하면서 이를 수용하지 않을 수 있다. 즉 마을버스 신설은 특정한 조건이 갖춰지면 당연히 수반되는 절차법이 아니라 본질적으로는 행정에 의지가 있을 때 준용할 수 있는 근거법으로 볼 수 있다.
왜 주민들의 필요에 따라 마을버스를 신설하거나 노선을 변경하는 것이 어려울까. 그것은 마을버스 사업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한계 탓이다. 기본적으로 노선을 가지고 있는 민간사업자의 수익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만 마을버스의 신설이나 노선변경을 해주고 있는 관행이 반복된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재정지원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공공의 재정지원이 있으니 좀 더 주민들의 복리에 맞게 사업이 진행될 수 있을 것 같지만 오히려 재정지원을 해주고 있다보니 가급적 재정지원을 줄이려는 유인이 서울시 등 관련 행정기관에게 작동한다.
그래서 노선신설이나 버스 증차로 인해 기존 마을버스 업체의 수익이 줄어들면 공공의 재정지원 폭이 커지는 것을 회피하려고 하기 때문에, 결국 마을버스 정책은 대부분 기존 마을버스 업체와 서울시 간의 재정지원을 둘러싼 절충을 통해서 결정되는 것이 다반사다. 이 과정에서 지역주민의 필요나 절실함은 크게 고려되지 않는다. 이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주거 지역의 마을버스 노선 신설보다는 아파트 단지 중심의 마을버스 신설이 두드러진다는 현황을 통해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오랫동안 버스공영제를 중심으로 하는 공공교통정책을 제안해온 입장에서 보면 마을버스를 둘러싼 주민운동이 이와 같은 관료 중심의 교통정책을 바꿀 수 있는 힘일 수 밖에 없다는 고민과 함께 노선의 신설을 넘어서서 마을버스의 운영체계에 대한 고민까지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특히 6~70년대 서울시내에는 다양한 주택단지의 개발과 더불어 거주자들이 출자해서 만든 조합형 마을버스가 실제로 운행되어 왔다. 한편으로는 공공에서 해당 공공교통서비스를 공급하기 어려운 시대적 상황도 있었지만 주민들이 스스로 마을버스를 운행하는 자율적인 활동이 보장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비춰보면 단순히 기존 마을버스 사업자를 통한 노선 신설 등의 방법과 함께 다른 방식의 운영체계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한다면 새로운 마을버스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마을버스를 매개로 하는 지역사회의 힘줄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 정책이 누구의 이해관계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시행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비용의 부담은 누구에게 전가되는 반면 편익은 누구에게 집중되는지 같은 것 말이다. 실제로 서울지역에서 벌어지는 마을버스 쟁점은 ‘버스사업자의 경제적 이익’을 고려하는 방식인데, 역설적으로 마을버스에 대한 재정지원 구조가 이런 경향성을 부추겼다. 특히 서울시가 마을버스에 대한 재정지원을 줄인다는 정책 방향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더더욱 사업자를 고려하는 마을버스 정책이 강화되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즉 마을버스에 대한 퍼주기식 지원은 안된다는 당위의 주장은 그것 자체로 실제 생활권 내 주민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책결정으로 유도된다. 따라서 도시의 기득권 구조가 단일하지 않고 상호 연관적이라는 점을 고려해 이에 대한 대응 역시 단일한 주장의 관철이 아니라 이와 연관된 구조적 연관성을 진단하고 고려할 필요가 있다.
언제나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보다 기존의 것을 고치는 것이 어렵다. 우리가 백지를 받아드는 시험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빽빽하게 채워진 종이를 받아든 것이고 이를 지우고 새로 쓰면서 전환을 꾀하는 것이라면, 모든 문제를 단순하게 손쉽게만 접근해서는 안된다. 다음의 자료는 배정학 동지와 함께 추진했던 장수마을 마을버스 도입활동을 위해 작성했던 초기 자료다. 갑작스러운 배정학 동지의 죽음으로 해당 프로젝트는 동력을 잃었다. 하지만 그가 마을버스 사업을 정치적 과제로 인식하고 이를 관철하기 위해 마을단위를 훑어 내고 본인과 관련을 맺고 있던 성북구와의 갈등을 주저하지 않았다는 점을 밝히고 싶다. 또 그 갈등엔 친했던 마을 주민들도, 지역내 다양한 정치적 그룹과도 연관이 되어 있었다. 민간한 갈등을 피하고자 한다면 애초부터 시작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끝]
배경
○ 마을버스 노선의 신설은 상당히 오래된 갈등 사안으로, 매년 수건의 신설노선 건의와 기존 노선 변경에 대한 의견이 접수되고 있는 실정임.
특히 현재와 같이 지하철과 버스라는 주요한 도시 내 교통수단이 수익성 위주로 운영되는 환경에서 상대적으로 교통여건이 좋지 못한 지역의 경우에는 지속적인 교통 소외지역으로 방치되는 결과를 낳고 있음.
하지만 일선 자치구와 서울시 간의 권한이 모호한 상황에서 주민들의 요구가 제대로 반영되는 사례는 극히 드문 것이 현실임.
○ 이에 따라 적극적인 주민운동을 바탕으로 마을버스를 새롭게 신설하는 과제를 고민하는 것이며, 이를 진행하는 방법 역시 기존의 자치구->서울시 교통본부로 귀결되는 중층의 의사결정과정이 아니라 새롭게 출범한 서울교통공사의 신규사업으로 제안하는 방식을 시도하는 것임.
이에 따라 서울시의 마을버스 노선 선정 기준을 담은 ‘지침’의 내용을 확인하고, 그동안 마을버스가 어떤 방식으로 수용/거부되었는지를 가늠하는 것이 필요함.
※서울시 <마을버스 업무처리 지침> 개선 내용에 대한 검토를 진행함.
‘주민조사’ 양식 검토
○ 실효성있는 마을버스 노선 신설을 위한 방법은 1) 주민들의 구체적인 필요를 확인하는 것 2)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갈등적 상황을 예방하는 것이 일차적으로 보장되어야 할 필요가 있음.
이에 따라 이번에 진행될 ‘주민조사’ 과정에서 해당 사항들이 종합적으로 검토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음.
<주민조사 설문양식(안)>
장수마을 마을버스 도입을 위한 주민조사 양식(안)
<장수마을버스> 도입을 위한 주민의견조사 flamework
*다음 조사는 모두 조사인이 작성하는 방식입니다.
대상자 현황: 이름(개인식별), 나이, 장애유무, 개인이동수단 소유여부
거주지 현황: 자가여부, 도로인접 수준(도로옆, 한블럭, 두블럭) -> 지도에 표시하는 방법
이동 환경 점검 1: 일주일에 외출빈도, 정기적인 외출여부(이유)
3-1. 일주일에 몇 차례나 외출하시나요?
① 2차례 이내 ② 3차례에서 5차례 ③ 5차례 이상
3-2. 정기적으로 외출하는 곳은 어디인가요?
① 직장 ② 지인/모임 ③ 여가활동 ④ 생활(장보기 등) ⑤ 기타
이동 환경 점검 2: 이용하는 교통수단(예. 도보->마을버스->지하철), 최초 교통수단까지의 거리 및 시간
4-1. 외출을 하실 때 이용하는 교통수단은 어떤 것이 있나요?(해당되는 것 표시)
① 도보 ② 마을버스 ③ 시내버스 ④ 지하철 ⑤ 기타
4-2. 최초의 교통수단까지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걸리나요?(도보는 제외)
① 5분 이내 ② 10분 이내 ③ 15분 이내 ④ 20분 이내 ⑤ 20분 이상
이동 환경 점검 3: 자가용 보유 여부, 자가용 보유 목적, 이용빈도
6. 마을버스 필요성: 신규 노선 필요여부, 노선 의견
7. 마을버스 걸림돌: 주요 민원 요인, 해결 방안
○ 이를 위해서 우선 예상되는 마을버스 노선을 중심으로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와 간접적인 이해관계자, 그리고 긍정적 이해관계자와 부정적 이해관계자들을 판별하는 것이 필요함.
<노선의 대강 그리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