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한 매체에 참정권 연령제도를 획기적으로 고치자는 취지로 글을 올린 적이 있었다.

이 글의 결론은 16세 이상 모든 사람에게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주자는 것이었다. 당장 선거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로부터도 문제제기를 받았다. 예를 들면 “그런 식으로 했다가 16살짜리 ‘어린애’가 국회의원 선거라도 나오면 어떻게 할 거냐?”라는 거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민주주의의 절차가 가지고 있는 기능이 어떤 것인지를 떠올려달라고 답할 수밖에 없다. 어차피 민주주의가 뭔가? 결국 인민이 스스로의 미래에 대해 스스로 책임 지는 정치적 과정이 민주주의다. 그렇다면 16살짜리가 나오건 160살짜리가 나오건 그 인물에 대해 다수 인민이 판단하면 그걸로 족하다. 뭐가 문젠가?
어떤 사회가 그 사회의 지도자를 선출하면서 그 자격에 일정한 요건을 붙이는 자체가 잘못된 건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그 요건은 해당 사회의 현실에 어느 정도 적합해야 하며, 체제의 원칙 및 원리와 부합해야 한다. 그렇게 볼 때, 한국사회에서 19세 미만의 사람들에게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비롯해 정치적 자유를 제대로 보장하지 않고 있는 오늘날의 상황은 결코 이 사회의 현실을 반영한 것도 아니고 민주주의의 원칙과 원리에 부합하지도 않는다.
특히 현행 헌법 제67조 제4항은 “대통령으로 선거될 수 있는 자는 국회의원의 피선거권이 있고 선거일 현재 40세에 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왜 한국에서 대통령씩이나 하려면 만40세가 넘어야 하는가? 30대는 대통령이 되어서는 아예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이 현행 헌법이다. 20대는 언감생심 대통령에 도전할 꿈도 꾸어서는 안 된다. 지긋하게 나이를 먹고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40세가 넘어서야 비로소 대통령 한 번 해볼까하는 마음을 먹을 수가 있다. 이게 뭔가?
아직 세상물정 모르는 ‘애’가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제대로 돌아갈 수 있겠는가라는 우려는 충분히 가질만하다. 그런 우려를 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그 우려가 심히 깊다면, 선거에서 그 ‘애’를 안 뽑으면 된다. 반면에 나이 많이 자셨다고 국정운영을 제대로 한다는 보장도 없다. 예를 들어 이명박은 66세에 대통령이 되었고, 박근혜는 60세에 대통령이 되었는데 그들이 해먹은 9년 동안 이 나라의 꼴은 엉망진창이 되었다. ’40대 대통령’임을 내세우면서 “젊은 지도자”라고 개구라를 치던 전두환이가 한 짓은 학살이었다.
차제에 개헌을 한다면 대통령 연령규정은 빼야 한다. 더불어 헌법에다가 18세 이상 선거권 부여를 명문화하자는 이야긴 좀 그만 하자. 연령에 관한 걸 헌법에 넣는다는 게 그게 무슨 코메디인가? 정치적 기본권을 나이순으로 정한다는 걸 헌법에 넣는 것이 이게 제정신으로 할 수 있는 일인지 알 수가 없다. 나는 정말로 16세면 투표도 할 수 있고 출마도 할 수 있다고 본다. 한국사회에선 중학교만 나올 정도의 연령과 지식습득이 갖춰지면 뭐든 다 할 수 있게 보장해야 한다. 이건 한 번 논란이 되고 싸움 붙을만 한 이슈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