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전문에 5.18 정신을 넣을 때 어떤 부분이 논쟁이 될 것인가에 대한 단상을 지난 번에 대충 올렸는데, 생각해보니 다른 이슈들도 쌈박질이 있어야 할 건수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지난번에 이어 시리즈로 한 번 해볼까 싶은데.

일각에서 헌법 전문의 3.1운동을 3.1혁명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난 찬성!

우선 내 입장을 이야기하자면, 혁명이라는 개념을 주체의 전환과 체제의 전복이라는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보는데, 이 경우 3.1 만세를 외친 민중들의 역동성과 그 이후 전개된 정치적 전환의 내용들을 들여다보면 3.1혁명이라고 칭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3.1 직전의 정치적 움직임, 예를 들어 안창호가 주도하던 신민회에 의해 제시된 공화제 등의 논의 등에 대한 상세한 논의는 나중에 하더라도, 3.1 만세는 제국주의에 대한 저항임과 동시에 봉건제를 혁파하자는 목소리였고, 그 직후 건설된 임시정부는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정하면서 임시헌장에 대한민국을 민주공화제로 한다고 천명하였음을 검토하면, 3.1혁명은 말 그대로 주권자를 왕에서 인민으로 전환했고 봉건제를 전복하여 시민사회를 추구했으며 더 나가 제국주의에 대한 저항을 선언한 것이라고 하겠다.

하지만 1948년을 건국의 시점으로 보는 세력들에게 3.1만세는 혁명이 될 수 있을까? 그동안 건국절을 주장하는 세력들이 가지고 있었던 하나의 모순은 그들이 주장하는 논리에 따를 경우 ‘임시정부의 법통’이 왜 1948년에 설립된 정부로 이어지는지를 설명하기 곤란해진다는 점이었다. 만일 그들이 이를 혁명으로 본다면, 3.1혁명을 통해 건설된 임시정부의 법통은 형식적으로 보든 실질적으로 보든 1948년과 단절된 것이 아니라 계승발전된 것으로 볼 수 있겠지만, 이렇게 되면 결국 건국은 1919년이 되어야 하므로 또다른 모순에 부딪다.

한편, 3.1혁명의 정신을 헌법에 넣는다면, 이 헌법은 자신의 체제를 전복하는 혁명 역시 허용한다고 봐야 하는가라는 문제가 발생한다. 헌법이 자신을 전복할 수 있다고 선언한다는 건 그 헌법이 만들어내는 헌정질서가 전복되도 좋다고 하는 건데, 그런 헌법이 가능한 건가?

암튼 논쟁의 여지가 상당한 부분이므로, 5.18정신만큼은 아니더라도 이야기가 나오는만큼 이에 대해서도 보혁간 논쟁이 좀 있음 싶다. 여기에 더해 4.3항쟁, 6월항쟁, 그리고 지난 촛불까지도 논의가 가능한 사안들도 무수하니 앞으로 더 씨끄러울 수 있지 않을까 싶다만… 안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