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degrowth (반성장)이 국내에 “탈성장”으로 번역되었는지는 모르겠다. 이 개념을 처음 소개한 이가 post-growth (탈설장), agrowth (비성장), degrowth (반성장)이라는 개념들이 서로 논쟁되며 “성장”을 “해로운 것”으로 정의하는 반성장 degrowth로 나아갔던 ‘개념사’에 무지했거나, “경제성장은 해롭고 나쁜 것”이라는 이 비직관적 개념을 부담스러워 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덕분에 우리의 “탈성장 담론”은 저 개념들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한다. 반성장 degrowth이 정확히 지시하는 문제─”성장을 필수”로 하는 자본주의체제에 대한 ‘반체제 저항’으로의 성격─는 플라스틱 컵과 빨대 대신 텀블러와 종이빨대로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부르주아 인텔리의 지성과 구분되지 않으며, 이들 간의 긴장은 제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