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자료는 2018년 6월 21일, 직접민주주의연구회 회원과 함께 한 강연 자료입니다.

헌법 개정과 직접민주주의

개헌논의의 경과

  • 2016년 10월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 국회 시정연설 중 2017년 개헌을 위한 국회의 논의를 공식요청
  • 박근혜 탄핵 정국에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등 각 정당 안에서 산발적인 개헌주장이 있었으나 대세를 형성하지는 못함
  • 2017년 1월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발족, 2월 21일 대한 변호사협회가 헌법개정특별위원회 발족, 정부는 2월 28일 헌법개정지원협의회를 발족
  • 대선전 개헌은 개헌찬성론자들로부터도 지지를 받지 못하면서 개헌논의가 지지부진해짐
  • 조기대선이 가시화되면서 각 정당과 주요 대선후보들이 개헌을 공약으로 내걸기 시작함
  • 3월 15일,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이 대선과 개헌국민투표를 함께 실시하는데 대해 의견을 모았으나 정치권 안팎의 비난으로 인해 무산
  • 문재인 후보가 2018년 6월 13일 전국동시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으로 공약을 걸고 당선
  • 2017년 6월 19일 국회 개헌특위에서 개헌 로드맵 제출. 가을 전 초안을 구성하여 전국순회토론회를 개최하고 10월 중 대국민원탁토론회 개최 및 기간 중 온라인 의견 청취 동시 진행하고 2018년 2월 국회에서 개헌안 합의하겠다는 안을 목표로 함
  • 2017년 9월까지 국회 개헌특위에서 전국순회토론회 개최. 토론회는 초안 설명회에 그치고 말았고 대중들의 저조한 참여 속에 특정 종교를 중심으로 하는 개헌반대단체의 전국순회토론회 순회참가로 인해 토론회의 의미 반감
  • 2018년 2월 청와대가 국민이 참여하는 개헌 사이트를 개설하고 의견 수렴
  • 2018년 3월 12일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국민헌법자문특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대통령에게 보고할 대통령 개헌안 확정, 13일 대통령에게 보고
  • 3월 20일부터 22일까지 청와대 개헌안을 국민에게 공개
  • 3월 26일 대통령 개헌안 발의
  • 4월 국회가 정상화되지 않는 가운데 국민투표법 개정안이 개정시한인 4월 23일까지 개정이 되지 않음으로써 절차적으로 6월 지방선거에서 국민투표의 가능성 사라짐
  • 지방선거와 동시에 국민투표는 불가능하더라도 제출된 대통령 개헌안에 대해서 국회의 의결은 거쳐야 한다는 취지로 5월 24일 대통령 개헌안에 대한 국회 표결이 진행되었으나 투표 불성립으로 개헌안 폐기

청와대발 개헌은 왜 실패했나; 무엇이 중요한가? 주체의 문제

첫 번째 문제 : 개혁과 개헌의 관계 설정

  • 왜 대통령이 개헌을 강력하게 요구했나? : 국회의 비협조로 인한 개혁의 불발을 우려
  • 대통령 입장에서는 아예 헌법을 개정하고 개정된 헌법을 근거로 입법조치를 강력하게 요구함으로써 개혁의 동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의욕이 있을 수 있음 : 실제로 이러한 방안을 이야기하는 시민사회의 의견제시도 있었음
  • 그러나 그러한 견해(개헌을 하고 이를 근거로 개혁드라이브를 건다)는 개헌의 과정이 지난한 것임을 간과한 낭만적 공상이었을 뿐임

두 번째 문제 : 전면개헌의 곤란함

  • 대통령 개헌안은 제헌에 준하는 수준의 전면개헌을 목표로 한 것이었음
  • 한국 헌정사에서 개헌의 양태 : 제헌 이래 현행 9차 개헌에 이르기까지 4차 개헌을 제외한 모든 헌법은 전면개헌 수준이었음 : 예외적으로 4차 개헌은 선거부정사범 및 반민주주의자 처벌을 위한 소급특례법의 근거마련을 위해 부칙개정에서 그침
  • 제정 및 전면개헌이 이루어진 총 9차의 헌정수립과정은 (i) 정권의 폭력이 주권자의 반발을 누를 수 있을 정도로 강력했을 때 정권의 집권 및 집권연장을 위한 수단으로 (ii) 정권의 폭력동원이 불가능할 정도로 주권자의 요구가 강력할 때 주권자의 힘으로 가능한 단 두 가지 형태밖에 없음 : 전 세계 헌정사를 봐도 거의 유사한 수준
  • 따라서 대통령이 개헌을 강하게 의욕한 것과는 별개로 개헌의 내용과 절차를 마련하는 측면에서는 가능성있는 방향을 설정하지 못한 패착

세 번째 문제 : 주체의 설정 부재

  • 전면개헌을 목표로 했다면 정권 차원에서 정권의 향배를 걸고 모든 인적 물적 자원을 총동원해 개헌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토대를 구축하는 과정이 필요
  • 촛불로 집권한 민주적 정당성을 갖춘 현 정부가 군사정권과 같은 폭력을 동원할 수는 없으므로 결국 유권자들이 폭넓게 개헌에 동의하고 적극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함
  • 그러나 개헌논란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정부 차원에서 유권자들을 설득하려는 과정은 거의 없었음 : 온라인 토론방을 개설하였고 많은 의견이 접수되었으나 실제로는 각각의 의제에 대한 찬반의 의견이 존재했고, 이들 의견을 정치적으로 소통하고 통합하는 과정도 부족했고 일부 토론의 장이 마련되었으나 유권자들의 이해와 참여는 제한되었으며,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꾸려진 자문위원회의 제안 중 중요한 상당수 제안은 최종 개헌안이 마련되는 과정에서 배제됨

※ 청와대발 개헌드라이브가 무력하게 무산된 가장 큰 원인은 개헌을 위한 주체적 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데에 있음 : 87년 개헌투쟁과 비교
※ 개헌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은 주권자가 개헌을 하는가의 문제 : 주권자가 무엇을 말하는가? 주권자가 어떻게 개입할 것인가?

한 가지 대안 : 직접민주주의 요소를 가미하는 것은 어땠을까?
현행 헌법에서 직접민주주의의 요소

  • 현행 헌법은 대통령(§67)과 국회의원(§41)을 유권자 직선으로 뽑도록 하고 있음
  • 현행 헌법은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72)와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했을 때(§130) 국민투표를 할 수 있음
  • 이 외에 직접민주주의적 요소, 예를 들어 국민소환, 국민발안, 국민투표를 헌법에 직접 규정하고 있지는 않음

개헌안의 예시 : 직접민주주의 3대 요소를 헌법에 삽입

  • “국민은 헌법 및 법률 개정안을 발의할 권리를 가진다.”
  • “국민은 헌법 및 법률 개정안 및 국가의 중요 정책을 투표로 결정할 권리를 가진다.”
  • “국민은 대통령, 국무위원, 국회위원 및 헌법기관의 공무원을 소환할 권리를 가진다.”
  • 이들 3대 요소 중 국민발안권 하나만을 삽입하는 개헌도 가능함
  • 국민발안권이 헌법에 규정될 때, 나머지 2대 요소는 물론 각종 현안을 헌법규범의 개정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됨

헌법이론상 직접민주주의의 의의, 취지, 가치
각국 직접민주제의 유형별 분류

① 국가적 차원에서 국민발안, 국민투표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국가로는 스위스, 리히텐슈타인 등이 있음
② 국가수준에서 의무적 국민투표제를 운영하고 있는 국가로는 이탈리아, 아일랜드, 덴마크, 슬로바키아 등이 있음
③ 의회나 정부차원에서 국민투표를 신중하게 운영하는 국가로는 프랑스, 스페인, 오스트리아, 스웨덴, 노르웨이 등이 있음
④ 직접민주주제를 운영할 능력은 있으나 오남용에 대하여 매우 경계하면서 그 시행을 유보하는 국가로는 독일이 있음

직접민주제에서 주목할 부분

  • 대의제의 한계 : 주권자의 이해관계가 직접 반영되지 않음, 정당정치에 대한 불신 가속, 정파적 집단적 이기주의의 관철, 정보의 독점과 은폐, 정책수행의 불투명성, 인텔리 중심의 국정운영으로 인한 주권자의 배제 등
  • 직접민주주의 요청 : 정책입안과 시행의 투명성과 공정성 보장, 주권자의 직접적 이해관계 반영, 국가 중대사에 대한 전체 국가구성원의 책임확보, 정치의 주체로서 주권자의 위상 정립 등
  • 이념적 측면에서 대의민주주의를 부르주아의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한 정치공학적 체제구조라고 평가하는 입장도 있으나, 현대사회의 복잡성과 다원성, 전문성 등에 비추어 대의민주제가 가지는 효용을 부정할 수 없음
  • 대의제는 필요악이며 직접민주주의는 절대선이라는 등식은 없음
  • 직접민주주의의 폐해 및 한계도 뚜렷함
  • 직접민주제는 루소 이래 인민주권론을 주장하는 정치권에서 바람직한 정치체제로 인식되어온 경향이 있음
  • 그러나 직접민주제는 그 자체로 진보적인 제도가 아니라 가치중심적인 제도이며, 인적 및 물적을 망라한 사회적 자원을 더 많이 가지고 있는 자들에 의해 효과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음
  • 대표적으로 프랑스의 제정국가체제는 전부 국민투표에 의해 확정, 독일의 나치는 직접민주주의의 수준을 넘어 소위 ‘갈채민주주의’라는 독특한 형태의 민주정체를 향유하면서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 박정희의 유신헌법은 국민투표를 통해 확정됨
  • 따라서 스위스와는 대조적으로 영국, 프랑스, 독일은 국민투표에 대하여 소극적이거나 아예 국민투표에 관한 제도를 두고 있지 않음(독일은 제한적으로 의회에서 개헌을 하며 영국은 지난 브렉시트 과정에서 법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국민투표를 수행함)
  • 고대 그리스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면서 직접민주주의와 추첨제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도 있으나 현대의 정치현실을 간과한 것일 뿐임
  • 대의제와 직접민주주의는 상보적 관계이지 어느 한 쪽이 우수한 것이라고 볼 수 없음
  • 통상 3권 분립을 이야기할 때 입법, 행정, 사법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직접민주주의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입법과 행정과 유관한 부분 외에 사법적 측면의 직접민주주의는 주장하지 않거나 소극적인 주장에 머물고 있음 : 예를 들어 ‘인민재판’은 가장 강력한 직접민주주의의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왜 주장하는 사람들이 없는가?

개혁과 개헌의 혼선이 빚는 문제
노동과 연관된 개헌사항으로 보는 개헌논란의 문제점

※ 사회적 변화 없이 문장만 바꾸는 개헌은 아무런 의미 없이 사회적 혼란만 가중

  • 대통령 개헌안이나 국회 개헌특위의 개헌안 초안에 따르면 노동헌법과 관련한 각종 개헌안이 제시되어 있음
  • 예를 들어 현행 헌법에 ‘근로’ 또는 ‘근로자’라고 되어 있는 규정을 ‘노동’ 또는 ‘노동자’로 개정하며
  •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 등 노동현안에 관련된 사안을 헌법규정으로 명시하는 안들을 넣고 있음
  • 민주노총과 같은 대중조직 및 진보정당은 이익균점권이나 경영참가권을 넣자고 주장
  • 헌법규정은 얼마든지 아름답게 꾸밀 수 있고, 노동계의 요구사항을 다 넣어도 큰 문제가 없음 : 지배이데올로기와 지배계급이 바뀌는 것이 아니므로
  • 그러나 헌법현실이 헌법규범과 괴리되어 있는 상황을 개선하는 노력 없이 아름다운 문장만 헌법에 넣어놓는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음 : 예를 들어 ‘근로자’를 ‘노동자’라고 헌법에서 바꾼다고 하면 현실에서는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가? 용어의 프리미엄이 당사자의 권익향상을 가져오는가?
  • 사적소유권을 절대적으로 보장하면서 헌법차원에서 주권자의 인권과 동급에 기업의 권리를 올려놓고 보장하는 체제에서는 노동헌법 조문 몇 개를 개정한다고 해서 노동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님
  • 주권자가 주도하는 개헌은 개혁의 종착이 되어야 가능함.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것처럼 개혁의 출발점으로서 개헌을 의도한다면 주권자들이 이에 동의하고 동참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하는데 쉽지 않음

사례 검토

(i) 헌법 전문에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을 넣을 때 어떤 문제가 있는가?
(ii) 헌법 제3조와 제4조의 문제는 없는가?
(iii) (대통령 개헌안에 따를 때) ‘국민의 의무’에 ‘환경보존의 의무’를 포함하는 것이 적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