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좌 후기] 새벽배송의 그림자: 쿠팡 물류센터의 노동
지건용(노동•정치•사람 운영위원)
작년 한 해 동안 쿠팡에서는 이용자 약 3,37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 물류센터 및 배송노동자 사망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며 거센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이후 국회 청문회를 거치면서 쿠팡의 정보유출에 대한 무책임한 대응, 그리고 산재 사고에 대한 증거 은폐과정에서 보이는 김범석의장의 노동자에 대한 편견에 분개한 제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쿠팡 이용을 중단하는 소위 ‘탈팡’을 진행했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이용했던 저 역시 핸드폰에서 쿠팡 앱을 삭제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맞벌이라 힘들어서 내지는 그래도 쿠팡이 제일 저렴하지라는 핑계를 되며 조금씩 쿠팡을 다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편하기만 했던 쿠팡의 로켓배송의 이면에는 노동자의 피, 땀, 눈물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쿠팡의 야간 노동, 산재 사망 사고와 개인정보 유출 문제에 대한 의문은 점점 커져 갔습니다. 무엇보다도 쿠팡은 잘못을 하고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납득하지 못하고 있던 저에게 노동정치사람이 준비한 [기획강좌] ‘새벽배송의 그림자: 쿠팡 물류센터의 노동의 이면’은 2021년부터 현장에서 쿠팡 노동자들을 조직하고 수 많은 산재사고가 말해주는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던 쿠팡물류센터지회의 경험을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강연을 맡아주신 정성용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지부장은 소셜커머스로 시작한 쿠팡이라는 회사가 아마존을 모델로 해서 전국적인 물류인프라를 통해 온라인 쇼핑을 장악해가는과정을 설명하면서 물류혁신이라고 알려진 이면에 있는 열악한 노동조건을 차분하게 알려주셨습니다.
과로사를 막기 위해 노조의 요구안 중에 첫 번째가 휴게 시간과 휴게 공간의 확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휴대폰 반입 금지와 ‘사실관계확인서’라는 탈을 쓴 반성문 작성 등 기본적인 인권도 존중하지 않는 회사의 태도는 1980년대 사용자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 혹서기의 작업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조의 노력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실내임에도 불구하고 창고이기 때문에 다수의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어도 냉방 시설을 설치하지 않는 쿠팡의 꼼수도 놀랍고, 단체협약을 거부하는 쿠팡에 맞서서 산업안전법보건법과 규칙을 바꿔서 현장을 개선하는 노조의 활동에 박수를 보냈습니다. 혹서기에 주어지는 휴게시간을 주지 않기 위해 온도 측정과정에서 사용되는 회사의 편법에는 어이가 없어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야간노동을 금지하거나 줄여나가야 하지만 현장 노동자의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해서 진행해야 한다는 것과 사람들의 삶에서 기본적인 요소가 되어버린 택배 배송을 과감하게 공영화하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도 나누는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공사다망한 중에서도 강연을 해 주신 정성용지부장님에게 감사하고, 준비해주신 분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다음 기회에 또 뵙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