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정부는 평화와 생명의 항해를 가로막지 마라.
생명과 인감의 존엄을 실은 또 한 척의 배가 새벽의 부두를 깨우며 출항했다.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항해’(TMTG) 한국지부의 김동현 활동가가 오른 자유선단연합(Freedom Flotilla Coalition, FFC) 소속 ‘키리아코스 엑스호’(Kyriakos X)가 현지시각 오늘 아침 6시 그리스 크레타섬의 이에라페트라(Ierapetra)를 떠난 것이다. 지난 2일, 같은 지부 소속의 해초와 승준 활동가를 태우고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카타니아에서 출항한 ‘리나 알나불시호’(Lina Al-Nabulsi)와 함께 인도적 구호 물품을 실은 배가 속속 가자를 향하고 있다.
※ 자유선단연합 항적: https://freedomflotilla.org/ffc-tracker/
국제 유가 영향에 따른 경제 파급력으로 세계의 시선이 모두 호르무즈 해협에 집중되어 있는 가운데 가자 지구는 매우 조용하고 매우 확실한 학살의 현장이 되고 있다. 군사 공격으로, 물자 차단으로, 법과 제도로, 민간 충돌로, 곳곳에서 천개의 얼굴을 한 폭력이 지속되고 있다.
그 가운데, 이스라엘의 봉쇄는 포화가 일상인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의 민중이 인간적인 삶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물자마저 차단하고 있다. 파괴된 기반시설, 오염된 물, 의약품 부족에도 이스라엘은 공격과 봉쇄로 가자 지구 민중의 상황을 끝도 없는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있다.
인도적 구호를 전하기 위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를 뚫고 항해하는 국제 시민 연대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항해’의 영문 이름은 ‘가자로 향하는 천 척의 마들린호’(Thousand Madleens To Gaza)다. ‘마들린 쿨랍’(Madleen Kulab 혹은 Madelyn Culab) 이라는 가자 지구 여성의 이름을 빌려 붙여졌다. 그는 이스라엘 군함 봉쇄의 끝까지 배를 몰아 낚아올린 물고기로 생계를 이어가야 했던 가지 지구 최초이자 유일한 여성 어부이자 이스라엘 공격 희생자의 가족이다. 삶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봉쇄선까지 배를 몰아야 했던 그의 이름은 인도주의적 구호물품을 싣고 이스라엘의 봉쇄선 밖에서 가자 지구로 향하는 모든 배의 이름이 되었다.
폭력과 죽음이 매일같이 쏟아지는 가자 지구에 평화와 생명을 전하고자 출항하는 이들에게 한국 정부와 법원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우리는 분명히 주시하고 엄중히 경고해야 한다.
대한민국 외교부는 구호 선단에 오른 해초 활동가의 여권을 정지시켰고, 해초 활동가는 정부 조치에 따라 여권 없는, 다시 말해 대한민국 국민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상태에서 가자 지구로 향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던져졌다. 민주주의의 승리를 선언하던 정부다. 평화를 향하는 국민을 버리는 민주공화국의 정부라는 부조리는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로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쓰다.
소셜미디어에서 이스라엘군의 잔혹한 범죄를 여과없이 비난하던 이재명 대통령의 정부가 이스라엘 군에 의해 직접적인 생명과 생계의 위협에 처한 가자 지구 민중들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을 노골적으로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말은 진심 없는 정치적 수사에 불과했던 것이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 정부는 해초 활동가의 여권 효력을 회복하는 것은 물론,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서 자행하고 있는 학살을 멈추고 가자 지구 민중이 인간다운 삶을 회복하도록 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것이 국제사회의 중요한 일원으로써 높아져가는 대한민국의 위상에 걸맞는 역할이고 책임이다.
우리는 가자 지구 민중을 향하는 수천 척의 마들렌호, 수천 명의 마들렌들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가자 지구 민중에 대한 전세계 민중의 지지와 연대로 그들은 이스라엘군의 봉쇄를 뚫고 안전하게 그들의 목적을 실현할 것이다.
2026년 5월 8일
노동·정치·사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