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동호와 정심의 편에서 함께 나아갈 것이다.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에 부쳐
2024년 10월 10일,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수상작 7권 중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국가폭력을 겪은 민중의 아픔을 표현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전쟁과 국가폭력이 당연한 일로 여겨지는 무감각한 시대이다. 광주항쟁과 4.3 항쟁을 겪은 인간을 묘사한 한강 작가의 수상 사실이 더욱 의미 있는 이유다. 역사 속 억압과 고통을 파헤치는 가운데 평화와 존엄성이 인간성의 기반인 점을 일깨워준 한강 작가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
이럴 때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이 갖는 교훈은 한 민족의 몫으로 환원될 수 없을 것이다. 오히려 민중의 시선으로 시대의 결을 거슬러 읽으라는 무거운 요청일 것이다 한강 작가가 “러시아,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이 치열해서 날마다 죽음들이 실려 나가는데 무슨 잔치를 하고 기자회견을 하겠느냐”며 노벨상 수상에 따른 기자회견을 거절한 까닭이겠다. 이 말이 시사하는 바, 자본과 배외주의에 기반한 폭력을 막는 일은 바로 오늘의 과제이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수상 사실이 알려진 직후 곧장 반발하고, 한강 작가를 힐난하는 몰상식한 준동이 벌어진 것이겠다. 적나라한 극우 인사들 뿐 아니라아전인수 격 해석에 기초해 이번 수상을 상대 진영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진정 한강 작가의 업적과 뜻을 이해했다면, 오늘날 자신들이 빚은 모순부터 돌아볼 일이다. 최근 남북은 풍선과 무인기가 오가며 오물과 대북 전단을 주고받고 있다. 포병부대에 완전사격준비태세를 지시하고, 정권을 종말시키겠다는 섬찟한 말과 행동을 반복하고 있다. 정권유지와 흔들리는 체제의 보전을 위해 민중의 생명과 평화를 제물로 바치는 셈이다. 무책임한 말로 긴장을 고조하지 말고, 남북 정권 모두 적대행위를 그쳐야 한다.
이로써 역사적으로 폭력과 상처를 빚어왔고, 지금도 그러한 남북의 적대적 공생, 억압을 멈추는 것, 그것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사실을 진정 축하하는 방법이겠다. 모쪼록 그가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를 쓴 까닭은 우리 시대에 또다른 ‘소년’이 있지 않길, ‘작별’이 벌어지지 않길 바라기 때문이 아니었겠는가.
또 다른 <소년이 온다>, 또 다른 <작별하지 않는다>는 더 이상 없어야 한다. 노동·정치·사람도 한반도와 세계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는 국가폭력에, 그리고 국가폭력에 희생되는 낱낱의 동호와 정심, 낱낱의 노동자·민중과 함께 서서 맞서 나아갈 것이다.
2024년 10월 18일
노동·정치·사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