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함께 장애인차별철폐를 부르자! : 제23회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을 맞아 노동∙정치∙사람 배경은 빨간색 그라데이션 이미지

함께 장애인차별철폐를 부르자!

-제23회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을 맞아

 4월 20일을 맞아 먼 곳에 있는 이들이 장애인을 낯설게 부른다. 정부는 43년 전부터 오늘을 1년 중 가장 비가 안 오는 날이라며, 하루라도 집 밖에 나와 ‘즐기라며’ ‘장애인의 날’이라고 불러왔다. 올해 정부는 ‘장애인의 날’을 맞아 슬로건으로 “평등으로 향하는 길”을 걸고, 장애인을 행사가 있는 63빌딩으로 불렀다. 이날 한덕수 총리는 ‘모범 장애인’에 시상을 진행하며 여러분이 우리 사회의 차별과 편견의 ‘문턱’을 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들의 바람과 달리 63빌딩의 문턱을 넘지 못한 이들이 있다. 바로 당일 컨벤션센터 바깥에서 대회를 가진, 당사자임에도 초대받지 못한 투쟁하는 장애인 동지들이 바로 그들이다. 국가와 현 집권세력은 투쟁하는 장애인에게는 물론 전체 장애인에게 스스로가 문턱과도 같은 존재였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특히 현 정권은 집권 초기부터 이동권 투쟁을 혐오 포퓰리즘으로 깎아내리고,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최근 서울시의회에서도 탈시설 조례 폐지안을 수리하는 만행을 저지르지 않았나. 정부가 진정 “평등으로 향하는 길”을 찾고자 했다면 까마득히 높은 63빌딩이 아닌, 저 투쟁하는 장애인 동지들이 늘 내몰리고, 기어냈던 거리로 나와 요구를 받아야했다.

 자본주의적 생산성과 비장애중심주의에 입각한 ‘문턱’이 용납되는 사회에서 장애인의 노동 그리고 이동권, 돌봄 받을 권리 기본권, 존엄은 늘 후순위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실패와 수치를 고의로 양산하는 체제에서 차별과 편견을 깨는 방법으로 장애인에게 문턱을 넘을 것을 요구하는 것은 앞뒤가 전도된 기만이다. 

 우리는 문턱 없는 세상을 원한다. 다양한 존재가 공장, 가정, 지역사회에서 함께 만나 소통하고, 노동하고, 돌보고, 일상을 나누는 내일을 포기할 수 없다. 장애와 비장애, 다수와 소수를 가르는 저 장벽이 이 내일을 유예하도록 가만히 둘 수 없다. 이는 시혜와 동정, 기만의 자리에 장애인을 불러내는 일로는 불가능할 것이다. 이제 무엇이 서로가 함께 만나는데 장벽인지 알기 위해, 그리고 장벽을 부수기 위해, 저상버스의 사례가 보여주듯 이미 장벽을 낮춰온 투쟁하는 장애인이 부르는 저 거리로 나서야 할 때이다.

 그 부름에 노동∙정치∙사람이 가장 앞서 응답하겠다. 오늘은 4월 20일이다. 오늘은 23년 전 오이도역 추락 참사 당시 장애인을 위한 사회가 존재하냐는 물음으로 시작된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이다. 더 이상 비장애중심사회가 장애인을 일방적으로 불러내고, 내쫓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동∙정치∙사람은 장애인과 함께 지역과 현장에서의 투쟁으로 장애인차별이 철폐될 내일을 부르겠다.

 

2024.4.20

노동∙정치∙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