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노동∙정치∙사람 청년사업팀입니다.

2023년 제2회 검정고시를 앞두고 ‘무지개자습실’을 2주간 운영했습니다. 지방에서 온라인으로 참여한 논바이너리 FTM 트랜스젠더 학생의 자습실 참여 후기를 공유합니다. 

앞으로도 노동∙정치∙사람은 학생의 바람처럼 무지개교실이 더 크고 탄탄한 곳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무지개자습실 참가자 후기] 내가 그리워하던, 그리고 나를 바라보는, 학교 밖 학교에서 자습을 하며

-무지개자습실 학생 A 

 학교 밖에서 학교를 꿈꾼다면 어떨까? 나는 성소수자를 품지 않는 학교에 질려 자퇴를 했었다. 그런데 학교를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학교가 그리워졌다. 정확히 말하면 소속될 수 있는 곳이, 사람이 있는 공간이, 교류할 수 있는 사람들이 그리웠다. 그래서일까? 학교 밖 청소년 성소수자를 위한 교실, 무지개교실이 만들어진다는 소식이 유독 반가웠다.

 학교 밖에서 공부를 한다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세상은 학교를 다니지 않는 청소년에게 그리 고운 시선을 보내지 않는다. 잠깐 동네 독서실을 다닌 적 있었다. 입구에서 마주친 분께서 왜 이 시간에 학교에 안 있고 여길 왔냐고 묻더라.

 검정고시를 앞두고 2주간 열렸던 ‘무지개자습실’에서는 이런 말을 들을 일이 없겠다 싶어 참여하기 전부터 마음이 놓였다. 무지개자습실은 정말 편한 곳이었다. 성소수자 혐오 발언이 난무하는 학교보다 훨씬 안전한 장소였다. 학교에서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할 때마다 내 정체성이 원망스럽곤 했다. 하지만 이곳에서 나는 내 정체성을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었다. 이곳은 모두가 서로를 존중하는 곳이기에. 

 나는 자습실이 시작하기 전 이미 검정고시를 응시해 합격했었다. 그래서 나는 자습실에서 주로 수능 준비를 했다. 수학 문제집을 풀기도 하고, 오답 노트도 정리하면서 알차게 시간을 보냈다. 혼자 공부할 땐 졸리면 종종 졸기도 하고, 심심하면 딴짓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온라인 Zoom을 통해서나마 자습실에 참여하다 보니, 특히 카메라를 켜 두어서인지 졸거나 딴짓을 할 수가 없었다. 나를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에 집중도 더 잘 되었다. 가끔씩 홀로 공부하는 것이 참 외로웠는데, 나와 함께 공부하는 사람이 있으니 공부가 즐거워졌다. 무지개자습실이 끝날 무렵에 아쉬운 마음에 딱 한 달만이라도 더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을 정도다.

 무지개자습실에 모인 사람들의 목표가 전부 같지는 않았다. 아마 앞으로 무지개교실이 열려도 그럴 것 같다. 누군가는 검정고시를 목표로 했을 것이고, 누군가는 수능을 목표로 공부를 했을 것이다. 자격증이나 어학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성소수자를 이해할 수 있는, 서로를 존중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였다는 점이다. 그래서 무지개교실은 포근한 곳이었고, 참여하는 내내 안전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무지개교실은 성소수자 학교 밖 청소년인 내가 소속될 수 있는 학교 밖 학교였다. 기존의 학교가 품을 수 없는 존재들을 위해 무지개교실이 더 크고 탄탄한 곳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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