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자혁 (노동정치연구소 집행위원)
1997년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지원 받은 우리 사회에는 신자유주의 바람이 급속하게 불게 되었고 이는 기업의 ‘구조조정’ 이라는 이름의 대량해고와 해고된 노동자로 넘치는 노동인력에 대해 비정규직, 특수고용직 등 ‘고용시장의 유연화’ 라는 이름으로 값싸고 해고가 쉬운 형태의 노동계약이 만연하게 되었고 이것마저 선택할 수 없었던 사람들 중 일부는 자영업 특히 손쉬운 창업이라는 프랜차이즈에 가입하여 빵집, 치킨집 등으로 가게를 열게 되어 이제는 자영업자가 600만명인 상황이 되었다.
대부분 자영업자가 임차상인이고 폭발적으로 늘어난 자영업자들의 요구에 국회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하 상가법)’을 2001년 12월 29일 제정 이후 2013년 8월 13일, 2015년 5월 13일 개정하였으나 이후 자유한국당의 법사위제1소위(자유한국당 김진태, 윤상직, 여상규) 위원들의 “이 정도면 되었지… 지금도 임대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상가법..”을 주장하는 것을 보면 아직도 임대인이 “갑”이고 임차인은 “영원한 을”로 규정하며 임대인과 임차인의 평등한 권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임차인을 시혜적 입장으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개정된 상가법이라 할 수 밖에 없다.
4월 임시국회를 파행으로 몰고 간 자유한국당은 이번 5월 국회도 개원에 합의하지 못하겠다며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 대표는 몽니를 부리고 있다.
2017년 대통령 선거 당시 모든 정당은 상가법에 대해 몇 가지 공통 공약이 있었다. 그것은 갱신보호기간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한다, 전통시장의 권리금을 인정한다는 것이었다.
상가법은 600만 자영업자의 생계에 직결되는 법이므로 대표적인 민생법이며 1년전 모든 정당이 약속한 상가법 개정에 대해 2017년 6월부터 국회에서 논의하고 개정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의 법사위제1소위 위원들은 상가법에 대해 논의 자체를 거부하였다.
2017년 1월 현재 매일 3,000명의 자영업자가 시장에 뛰어들고 2,000명의 자영업자가 폐업신고를 하고 있다. 폐업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임대료 상승과 임대인의 계약 변경, 현행 5년 갱신 보호기간 이후 내몰림 등이 큰 이유들이었다.(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자영업자 폐업 실태조사” 중)
현행 상가법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자영업자는 하루에도 수도 없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었고 가족의 생계가 달려 있는 가게를, 임차인을 보호하지 못하는 상가법 때문에 거리로 거리로 밀려나고 있다.
대기업으로부터 임대를 받아 자영업을 하는 곳은 어떨까,,
우리가 흔히 보는 대기업의 마트 안에 있는 키즈까페, 푸드코트의 분식점, 대기업 멀티플랙스관 내의 휴대폰 악세사리 가게, 커피숍 등은 권리금 자체를 인정 하지 않는 것이 현행 상가법이다. 이에 대기업은 자신들의 공간 안에 재임대(전대차 계약을 함으로 이하 전차상인)를 주면서 자신들의 인테리어 기준에 맞춰야 한다며 계열사에게 인테리어를 맡기게 하고 운영에 있어서도 영업장 담당 직원의 규제를 받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갱신보호 기간이 되면 왠만한 법무법인 보다 강력한 법무팀이 임차상인을 협박하여 내보낸다. 마트와 멀티플랙스관 전차상인은 개업 시 시설비를 5천만원을 투자했건 2억을 투자했건 다 포기하고 그냥 내몰려야 하고 이것이 “합법”인 것이 이 사회의 현실이다.
성신여대 인근에서 장사를 하던 임차상인은 신규 건물주로 바뀌자마자 계약 5년 만료 시 나가라는 얘기를 듣고는 작년에 건물주와 상의 하여 계속 장사하게 해주겠다는 말을 믿고 2억을 들여 인테리어를 새로 하였으니 몇년만 더 하게 해달라고 하였으나 부동산 전문 투기업자인 신규 건물주는 “내가 지금까지 39명을 명도소송으로 거지를 만들어 내보냈다. 네가 40번째가 되기 싫으면 이사비 줄 때 나가라..”라고 하였다. 임차상인은 시설비, 바닥 권리금 모두를 잃고 나갔고 신규 건물주는 그것을 다 얻었으나 신규 건물주의 행동은 현행 상가법에 비추어 볼 때 합법이다.
지금도 600만 자영업자는 상가법 개정만을 기다리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오른쪽 턱쭈가리를 맞은 것에 대해 폭력은 있어선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요즘 같아선 국회를 파행으로 몰고 가고 법 개정에 대한 논의 자체를 거부하는 법사위 국회의원들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 하고 싶다,,
어린이날에 함께 놀아주지 못하고 닭을 튀겨야 하는 김사장님, 어버이날인 내일 부모님 모시고 점심 한그릇 못하고 가게를 지켜야 하는 김밥집 강사장님, 임대인으로부터 명도소송 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받고는 일 마치고 집에도 못가서 시장 모퉁이에서 소주잔 기울이는 이사장님, 건물주가 미국에 있어 대리인 하고만 얘기하다가 날아온 강제집행 계고장에 밤을 지새워야 하는 박사장님, 연휴에 군대 간 아들에게 강제집행에 잘린 네손가락을 보여 줄 수 없고 언제 또 쳐들어 올 강제집행 때문에 면회 한번 못가는 김사장님…
이분들을 대신해서 말이다.
글 : 구자혁(노동정치연구소 집행위원) https://www.facebook.com/jahyuk.ko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