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과]
  • 2월 13일 출범한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는 한 달 간의 활동 후 3월 12일 개헌안에 대한 보고서 제출
  • 청와대는 3월 20일, 21일, 22일 3일에 걸쳐 청와대 개헌안 중 주요 사항에 대한 내용을 순차적으로 발표함
  • 청와대는 3월 22일 청와대 개헌안 전문을 공개함. 또한 청와대는 3월 26일 국무회의를 거쳐 대통령의 전자결제 후 개헌안을 발의함
  • 단 청와대는 5월 24일까지, 즉 국회가 6월 투표 일정에 따라 개헌안을 확정지어야 할 마지막날까지 국회의 개헌안이 합의되면 청와대 안을 철회할 것을 전제

 

[개요]

<청와대안 중 노동헌법 부분 신구대조표>


<청와대 안의 내용>

  • 청와대는 개헌안에서 노동헌법에 대해 “노동자에 대한 정당한 대우를 통하여 양극화를 해소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하여 노동자의 기본권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으므로, 이와 같은 관점에서 노동자의 권리를 대폭 강화함”을 기본 전제로 했음을 밝힘
  • 청와대 안의 주요 특징으로는, 노동권에 대하여는 (i) 현행 헌법이 ‘근로’라고 표현하고 있는 것을 ‘노동’으로 바꾼 점, (ii) 통상 ‘국민의 4대 의무’ 중 하나로 설정해왔던 현행 헌법 상 ‘근로의 의무’를 삭제, (iii) 동일가치노동에 대한 동일임금원칙 천명, (iv) 노동조건 결정에 있어 노사 합의원칙 명문화, (v) 일과 생활의 균형을 위한 정책수립을 국가의 의무로 확인 등
  • 노동3권에 대하여는 (i) 노동조건의 개선 뿐만이 아니라 노동자의 권익보호를 위한 단체행동권 행사를 보장, (ii) 공무원에 대한 원칙적 노동3권의 보장 및 예외의 법정, (iii) 주요 방위산업체 종사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의 원칙적 보장 및 예외의 법정 등

 

[평가]

<청와대 개헌안의 의의>

  • 청와대 안의 가장 큰 특징은 ‘근로’라는 표현이 ‘노동’으로 일괄 변경된 것임. 노동의 사회적 의의 확인 및 노동자의 자주성과 역동성을 사회적으로 승인한다는 차원에서 평가
  • ‘근로의무’의 삭제는 당연한 것임. 과거 전시동원체제에서 인력동원을 위한 법제도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도입되었던 것으로서, 국가가 국민에게 노동을 강제할 수 없다는 원칙에 비추어 당연히 폐지되었어야 할 것이었음
  • 동일노동 동일임금 및 노동조건의 노사합의원칙을 확인하는 것은 노동조건의 개선 등에 대한 일정한 방향을 설정한 것으로서 향후 법제도 개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 노동조건의 개선 및 노동자의 권익보호로 단체행동권 행사의 목적범위를 넓힘으로써 사회적 파업의 여지를 확보하였다는 측면에서 평가
  • 공무원 및 주요 방위산업체 종사 노동자의 노동3권을 보장원칙과 예외적 제한으로 전환한 것은 현행헌법의 체계를 뒤집은 것으로서 평가할 수 있음

<청와대 개헌안의 한계>

  • 청와대 개헌안은 노동헌법의 전반적인 변화를 위하여 필요한 전체체계의 고려가 미흡함
  • (i) 청와대 개헌안은 경제헌법과 노동헌법의 조화를 충족하지 못함. 청와대 개헌안은 경제헌법의 핵심인 현행 헌법 제119조의 골격을 그대로 유지한 채 다만 국가의 지역경제육성의무규정만을 신설하여 삽입하였음
  • 현행 헌법 제119조 제1항은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고 되어 있는 바, 경제질서의 주체로 ‘기업’을 끼워넣은 현행 헌법 체계는 기존 헌법에도 없었던 현행헌법의 독특한 구성이며, 노동(조직)은 경제주체에서 배제된 채 기업만이 일방 당사자로 설정된 것은 노자 간 균형을 현격히 해침
  • 또한 현행 헌법 제119조 제2항, 소위 ‘경제민주화조항’은 제1항의 예외처럼 인식되면서 원칙과 예외의 전도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 그럼에도 청와대 개헌안은 이에 대한 구조적 전환을 고려하지 않음
  • (ii) 노자 간 동등한 지위를 확보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헌정체계를 구축하지 못함. 청와대 개헌안은 제34조 제4항으로 “노동조건은 노동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으나 개헌안 체계 전반에서 노자 간 동등한 지위를 누릴 수 있는 여건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음
  • 이와 관련하여 노동계는 지속적으로 ① 노동자 경영참가 보장 및 ② 이익균점권 보장을 헌법 안에 규정할 것을 요구해왔음. 특히 이익균점권은 이미 제헌 헌법에 노동3권과 함께 보장되어 있었던 것으로서 전례도 있음(제헌헌법 제18조 제2항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에 있어서는 근로자는 법률의 정하는 바에 의하여 이익의 분배에 균점할 권리가 있다.”)
  • 청와대 개헌안에서는 이 두 가지 사안이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음. 따라서 노자 간 동등한 지위를 확보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장치가 부재한 상태에서 규정된 개헌안 제34조 제4항은 선언적 의미 이상을 벗어나기 어려움
  • (iii) 직업의 자유와 일할 권리의 주체가 ‘국민’으로 한정됨. 금번 청와대 개헌안의 특징 중 하나는 “천부인권적 성격을 가진 기본권의 주체를 각각 국민에서 사람으로 확대할 필요”에 따라 참정권 등을 제외한 주요 기본권의 주체를 ‘사람’으로 전환하였음
  • 그런데 노동헌법과 관련하여, 개헌안에 따르면 직업의 자유와 일할 권리의 향유 주체는 ‘사람’이 아니라 ‘국민’임. 즉 법률에 의하여 국민으로 인정된 사람이 아닌 사람들은 한국 헌정질서 안에서 직업의 자유 및 일할 권리에 일정한 제한을 받는 것이 원칙이 됨.
  • 이러한 체계는 이주노동자 등을 부당하게 차별할 근거가 됨은 물론, 직업의 자유와 일할 권리는 청와대가 언급한 “천부인권적 성격을 가진 기본권”임에도 국가 시책에 따라 이를 부정한 것이 되어 청와대 스스로의 입장과도 배치됨

 

[전망]
  • 현재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반발로 인하여 청와대 개헌안이 그대로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없는 상황
  • 여야 간 핵심 쟁점은 권력구조에 관한 것으로서, 권력구조에 대한 논란이 해소될 경우 노동헌법을 비롯한 다른 사안들은 거의 묻혀진 채 표결로 이어질 가능성
  • 노동헌법 부분은 국회 내에서 그다지 쟁점이 되지 않을 것임. 청와대 개헌안 중 노동헌법 부분이 좌우, 보혁, 여야 간 논쟁될 여지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
  • 즉, 현재 청와대 개헌안의 노동헌법은 자본친화적이며 노동배제적인 현행 헌정질서 체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며, 따라서 현 청와대 안에 따른 개헌이 이루어질 때 노동현실이 특별히 달라질 가능성은 없음
  • 이러한 한계가 발생하는 결정적 원인은 개헌의 주체가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임. 현재 노동계에서는 개헌안에 대하여 일정한 의견을 제시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을 뿐 개헌 자체에 대한 뚜렷한 찬반 입장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 상황
  •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공동으로 개헌요구안을 마련하여 일부 공론화한 바가 있으나 여전히 내용적 제안의 수준에 불과
  • 참고: 양대 노총은 노동헌법 8대 핵심과제로 (i) 모든 사람의 일할 권리(부당해고로부터 보호 및 직접고용 원칙), (ii)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iii) 노동3권의 온전한 보장(노동3권의 목적 명시, 공무원의 온전한 노동3권), (iv) 사기업 노동자의 이익균점권 복원과 노동자의 경영참가 보장, (v) 기반시설 공공서비스와 보건의료 공공성 원칙, (vi)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의 실질화(적절한 소득과 사회보건서비스 보장), (vii) 성평등 권리의 구체화 실질화, (viii) 안전과 건강권의 확대
  • 국회 개헌특위를 중심으로 국회차원의 개헌안이 마련된다고 하더라도 노동헌법의 부분에서는 청와대 개헌안의 수준을 넘지 못할 것으로 판단
  • 따라서 이번에 개헌이 이루어지지 않든, 또는 국회 합의안 또는 청와대 개헌안으로 개헌이 이루어지든 향후 노동헌법에 따른 노동권 및 노동3권의 획기적인 보장은 요원할 것

 

[대안]
  • 청와대 개헌안 등은 내용적 한계와 전망의 불투명성 등으로 인해 이번 개헌이 노동계급에 미칠 파급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가능하나,
  • 적어도 한국사회에서 ‘근로’와 ‘노동’의 개념이 공공연하게 논의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다는 점,
  • 현행 헌법은 물론 기존 헌법에서 배제되어온 노동의 문제를 개헌이라는 정세 속에서 여론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출현함을 확인했다는 점,
  • 특히 정권교체가 있었다고 할지라도 보수양당에 얽매인 정치환경에서 노동정치의 확산과 유효한 정치세력화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는 점 등에서
  • 향후 노동정치의 방향을 구체적이고 유효하게 설정할 필요성을 각인시키고
  • 동시에 노동친화적 사회로의 변화는 노동자가 중심이 된 정치활동을 통해서만 가능함을 확인하게 된 계기가 됨
  • 따라서 향후 노동계가 직접 노동의 입장에서 사회변혁의 방향을 설정하고 구체적인 실천경로를 수립하여야 할 것이며
  • 개헌이 되든 다른 형태의 개혁이 되든 노동의 독자적인 프로그램이 실질적으로 가동될 수 있는 조직적 실천이 형성되어야 할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