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의 풀뿌리 조직, ‘자유마을’을 어떻게 제어할 것인가?

노동·정치·사람 정책위원 윤현식

 

2024년 1월 2일, 부산을 방문 중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목 부위를 칼에 찔리는 테러를 당했다. 이 대표를 찌른 김 모는 현장에서 체포된 후 재판에서 15년형이 확정되어 현재 수감 중이다. 테러를 저지른 이유는 이후 공개된 김 모의 소위 ‘변명문’을 통해 밝혀졌다. 변명문은 전형적인 극우적 목적의식으로 점철되어 있었다.

김 모의 이 변명문은 테러를 벌이기 훨씬 전인 2023년 6월에 작성된 것이었다. 이 변명문을 통해 알 수 있는 건 김 모는 범죄를 상당히 오래 준비했었고, 자신의 범죄가 구국의 일념에서 비롯되었음을 확신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런데 인용한 김 모의 변명문에는 주목할만한 조직의 이름이 보인다. 바로 ‘자유마을’이다. 변명문의 말미에는 이런 문장이 들어 있었다.

“자유 우파는 뿔뿔이 흩어진 개인뿐이니 자금력과 조직력을 갖춘 여러 개의 거대한 좌익 패거리를 극복해내려면 자유진영에도 구심점 있는 강력한 조직 결사체가 요구되는데, 가능한 현실적 방법으로 기독교주도의 자유마을 주민들을 중심으로 광화문 10월 항쟁 세력이 재결집해야 하고, 이에 순수 자유인들이 적극 동참해야 한다.”

여기서 ‘10월 항쟁’은 2019년 조국 사태 당시, 광화문에 집결했던 속칭 ‘태극기 부대’의 집회를 가르킨다. 중요한 건 이러한 대규모 결집의 중심이자 촉매가 되는 조직인데, 그것이 ‘자유마을’이다. 자유마을은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국민운동본부(대국본)’의 풀뿌리 조직이다. 전광훈 측은 2023년 정초부터 거리 집회 등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 홍보전단을 뿌리며 집중적으로 자유마을을 홍보했다. 홍보물은 평소 전광훈이 광화문 집회 등에서 주장하던 우익적 견해와 전망을 그대로 싣고 있었다.

홍보물의 주장은 이렇다. 나라를 살리려면 우파 정당이 200석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종북 세력이 들끓는 현 시국의 심각성을 사람들이 깨달아야 한다. 그런데 전국 3,506개 마을은 좌파세력이 주민자치회를 중심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 주민들에게 이 실체를 알려야 하며, 그러기 위해 3,506개 마을에 ‘자유마을’을 세워야 한다.

이 대표 테러사건과 자유마을 집중홍보시기를 연결해보면, 자유마을 설립은 2023년 이전에 시작되었으며, 2023년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으로 회원 모집활동이 전개되었고, 그 과정에서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테러범은 자유마을의 이념과 책무에 동조하는 입장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테러범의 변명문은 자유마을 중심의 우익 기독교 세력의 결집을 촉구하는 성명문이었던 것이다.

자유마을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그들의 규모는 상상 이상이었다. 회원 총수가 집계되어 있지는 않지만, 전광훈은 2024년 초에 이미 560만명 이상의 회원을 확보했다고 한 바 있고, 실제 홈페이지의 숫자를 어림해봐도 최소 40~50만 이상 회원이 훌쩍 넘어간다. 마을별 회원 가입에 따라 랭킹이 부여되어 있는데, 2025년 1월 27일 현재, 마을별 가입자 수 1위는 경기 부천시 원미구 상동으로, 전체 인구 66,553명 중 11,873명이 가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 6명 중 1명이 자유마을의 회원인 셈이다. 놀라운 건, 자유마을 가입자 수 랭킹 2위에 마크되어 있는 대구 서구 평리3동이다. 이 마을은 인구수가 9,690명인데 자유마을 가입자 수가 9,178명으로 집계되어 있다. 마을 주민 거의 전원이 자유마을 회원이라는 건데, 이건 그 마을 자체가 자유마을이라는 이야기와 같다.

자유마을 회원의 수가 실제인지 아니면 뻥튀기 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홈페이지의 마을별 가입자 수 현황판은 계속 업데이트 되고 있고, 각 마을 별로 주요 담당자의 실명이 명기되어 있어 나름 신빙성을 부여하고 있다.

문제는 이 자유마을의 성격과 활동력이다. 전광훈의 주장을 그대로 강령으로 삼는 자유마을은 자유통일, 주사파 척결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파적 소양, 즉 국가정체성을 확립한 마을 리더 육성, 주민에 대한 올바른 역사교육 확산 등을 통해 주민을 깨우고 이로써 좌파들을 무력화하고 준동하는 마을 좌파에 대한 법적 제재를 도모하는 등의 활동을 전개한다. 이들은 10대 강령으로 이승만, 박정희의 정신 계승, 정교분리의 거부, 좌파척결과 북한 해방 등을 내걸고 있다.

이들의 강령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자유마을 참여자들을 중심으로 경제생태계를 조성하고, 그 안에서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며, 이렇게 하여 조성된 자금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활동을 보장한다는 점이다. 실제 전광훈은 다양한 사익창출의 통로를 마련하고 있는데, ‘사랑의 교회’는 대표적인 자금줄이자 전광훈을 중심으로 하는 이너서클의 활동공간이 되고 있다. 한편 전광훈은 딸이 60%의 지분을 가진 알뜰폰 회사로 신도들과 집회참여자들이 통신사 이동을 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1,200만 기독교인들이 다 통신사 이동에 참여해야 한다”며 독려를 하는가 하면, 실제로 수만 명의 통신가입자가 해당 업체로 통신사 이동을 했다고 자랑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No1. 쇼핑몰”이라고 자부하는 ‘광화문몰’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등 영업을 하고 있으며, 집회현장이나 시위대오에서 ‘헌금’이라는 명목으로 추산을 할 수 없는 기부금품을 모금하고 있기도 하다.

기독교 특정 종파가 이 자유마을에 참여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2023년 4월 기독교 대한감리회 예수마을 교회 장학일 목사가 자유마을 총재직을 수락한 바가 있고, 부산 주임재교회 정윤경 목사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의 실행위원장 겸 자유마을 조직책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서울 서부지법 난동사태 당시 사랑의 교회와 관련 있는 신자들이 준동했던 것 역시 이와 연관하여 살펴볼 부분이다.

자유마을 조직과 활동에 대해 우려할 수밖에 없는 건, 이들이 내건 극단적인 우익적 강령이 실체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윤석열의 내란책동, 국민의힘이 주도하는 내란 동조, 탄핵반대여론의 결집과 사법부 파괴행위에 이르기까지 극우의 준동이 위험수위를 향해 치닫고 있는 가운데, 풀뿌리 단위에서부터 극우의 양성/육성이 기획되고 실행되고 있다는 건 위험한 전조일 수밖에 없다. 자유마을은 리더십과 조직과 돈을 갖추고 실행력까지 갖춘 극우의 진지다.

자유마을이 현재 벌어지고 있는 극우의 범죄행위와 어느 정도까지 연결이 되어 있는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다. 현재의 상황이 연출되는 배경에 자유마을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단언하는 건 자유마을에 대한 과대평가일 수 있고, 오히려 이런 획일적 가설은 또다른 음모론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정치지반의 기초를 풀뿌리 단위에서 설정하고 실제 지역에서 정치세력화하고 있는 자유마을 류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경계해야 한다.

극우가 활개를 치게 된 최근의 반동적 시류를 평가하고 반성하면서, 극우의 준동을 방지 또는 예방해야 할 당위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러한 극우의 준동을 억지할 수 있는 힘을 어떻게 기를 것인지를 고민하고 연구하는 흐름 역시 형성되어 가고 있다고 판단한다. 그 방식에는 제도 정비를 통해 공권력이 작동함으로써 극우적 행동을 제어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제도적 억지책과 함께, 사람들이 소외와 배제로 인하여 극우적 행동양식에 포섭되기 쉬운 상태에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한 사회적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도 시급하다. 양극화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실질적인 경제적 사회적 평등을 추구하는 한편, 배려와 돌봄에 기반한 연대의 형성을 더욱 강력하게 하는 것도 중요한 대책이 될 것이다.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건 극단적인 우경화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신뢰와 공존을 체화할 수 있도록 조성하는 교육 역시 반드시 필요하다. 이 교육을 어떤 공간에서 어떻게 시행해야 할지가 관건이다. 특히 우익에 대항하는 좌파적 관점을 고양하는 것은 교육의 강령적 핵심이 되어야 한다. 자유마을식 거점확산을 저지할 수 있는 건 풀뿌리에서부터 민주적 사고를 형성하고 공화적 시민의식을 고취할 수 있는 교육이다. 이러한 교육은 지역과 현장의 정치세력화와 연결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극우세력의 이념적 근거이며, 내란동조세력의 움직임을 지휘하는 ‘총사령관’으로 자임하는 전광훈에 대한 사법적 제재가 검토되는 중이다. 그러나 전광훈 한 사람을 사법처리한다고 한들, 풀뿌리에서부터 뻗어나가고 있는 극우의 세력확산을 근본에서부터 억제하지 않는 한 극우의 파괴적 폭력행위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 반동을 잠재우기 위해선 극우적 사고를 확산하는 메커니즘 자체를 제어해야 한다.

현장과 지역에서 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최적의 조직은 노동조합과 지역정당이다. 노동조합과 지역정당은 자유마을이 왜곡하고 있는 민주주의의 이념과 가치를 복원하고, 극우의 확장을 발본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치이자 민주주의의 학교다.

이 가운데에서도 풀뿌리 지역정당은 주민과 직접적인 유대관계를 형성하면서 피부에 와닿는 교류를 수행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지역정당의 활동은 민주적 소양을 형성하고 그 가치에 대한 이해를 고취할 수 있는 매우 실천적인 교육 프로그램의 역할을 수행한다. 지역정당의 활동을 통해 주민들은 사안에 대한 인지, 문제점에 대한 이해, 문제 해결에 동참할 동기의 유발을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지역정당은 그 중요성에 비해 존재의 의미마저 그다지 알려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더구나 정당법이 지역정당의 결성과 활동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지역정당의 역할을 요구하는 분위기는 점점 강화되고 있다. 지역정당 운동이 더 활발하게 벌어져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