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전혁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동성애·퀴어교육 OUT’을 구호로 내걸고, 서울퀴어문화축제를 “청소년 정서에 악영향을 미치는 선정적 축제”로 규정해 막아내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검증되지 않은” 교육 콘텐츠가 학교 담장을 넘지 못하게 하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묻는다. 지금 이 교육 현장 어디에 퀴어·동성애 교육이 넘쳐나고 있는가. 오히려 동성애에 관한 내용은 성교육에서 지워지고, 성소수자 청소년은 숨 쉴 공기조차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막아야 할 만큼 존재하지도 않는 교육을 막겠다는 말, 그리고 이미 서울광장을 떠나 거리에서 열리는 축제를 “서울광장에서 막겠다”는 말은, 위협이 실재가 아니라 후보의 머릿속에서 제조된 것임을 스스로 드러낼 뿐이다.
청소년은 중립일 수 없고, 중립을 강요하는 자가 문제다. 조 후보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말하지만, 정치적으로 비어 있는 청소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청소년이야말로 자신의 가치를 가장 치열하게 묻고, 흔들리고, 누구보다 다양한 색채를 뿜어내는 시기를 통과하는 동료 시민이다. 그 시기를 “보호”라는 이름으로 관리하고 통치하려는 것, 모든 청소년을 하나의 색으로 표백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가장 정치적인 기획이다. ‘중립’을 내세워 청소년을 보호받기만 하는 미숙한 존재로 못 박는 순간, 그 자리에서 지워지는 것은 다름 아닌 성소수자 청소년의 존재다. 우리는 묻는다. 후보의 눈에는 서울시에 실재하는 성소수자 청소년이 정말 보이지 않는가. 청소년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그들의 존재를 부정하려는 당신이 아닌가.
부정할수록 커진다. 그리고 되물을 것이다. 퀴어는 강하다. 당신이 퀴어 교육을 아무리 지우고 추방한다 해도, 퀴어는 악착같이 자라난다. 반대하고 짓밟을수록 커지는 것이 퀴어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정상’과 ‘규범’을 강조하면 할수록 거기서 이탈하는 사람과 청소년은 더 넘쳐날 것이고, 그들은 퀴어로서 당신에게 되물을 것이다. “성소수자 청소년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당신이야말로, 교육감의 자격이 있는가.” 당신이 두려워하는 것이 정말 청소년이 받을 영향인지, 아니면 퀴어의 존재가 당신의 세계를 흔들 것이라는 당신 자신의 불안인지 돌아보라.
교육감의 자리를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사퇴가 마땅하다. 교육감은 서울의 모든 학생을 책임지는 자리다. 거기에는 성소수자 청소년도 당연히 포함된다. 특정 학생 집단의 존재를 공개적으로 부정하고 그들의 생존 공간을 위협하는 사람은, 그 자리에 설 자격이 없다. 학교 밖 청소년 성소수자 배움터 무지개교실에서 우리가 만나온 청소년들에게 가장 절박한 것은 단 하나, 숨 쉴 공기다. 서울퀴어문화축제를 반대한다는 것은 성소수자 청소년의 생존을 반대한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사퇴할 뜻이 없다면, 지금이라도 잘못을 바로잡고 성소수자 청소년에 대한 존중을 행동으로 보여라. ‘청소년 보호’라는 헛된 방패를 앞세워 정작 실재하는 청소년의 존엄을 짓밟는 일을 멈춰라.
우리는 학교 밖 청소년 성소수자와 함께해온 이들로서, 조전혁 후보에게 요구한다.
하나. 혐오를 선동하는 현수막과 구호를 지금 당장 철거하라. 둘. 청소년 성소수자의 존재를 지우지 말고, 모두를 위한 성소수자·성평등 교육을 보장하라. 셋. 서울퀴어문화축제를 위협하는 발언을 멈추고, 표현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라.
2026년 5월 23일 노동·정치·사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