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노조법 개정을 환영한다

그러나, 노조법 개정만으로는 아직 부족하다 

오랜 투쟁 끝에 2025년 8월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노조법 2·3조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수많은 열사들의 희생과 노동자들의 염원을 담은 역사적인 성과이다. 그러나 기존 노동계의 요구안에 비해 후퇴된 개정안으로 우리는 환영의 박수에만 머물 수 없다. 

이번 개정안에는 노동계가 요구한 핵심 사항은 반영되지 못했다. 노동자 추정 관련 규정이 제외돼 특수고용노동자, 플랫폼노동자 등의 노동자들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였다. 원사업주의 사용자성 인정 기준이 여전히 불명확해 사내 하청 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요구에 원사업주가 사용자성을 부정할 경우 소송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손해배상 제한과 관련해서도 개인 손해배상의 완전한 금지가 아닌 제한에 그쳐, 여전히 손배 위험이 존재해 노조법 3조 개정 취지에 어긋난다. 

정부는 여전히 국제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는 노동자 정의 개정, 개인 손배 금지, 사내하청에 대한 원청 사용자 책임 명시 등에 대한 추가 보완 법제화에 즉각 착수해야 한다. 그럼에도 비록 미비한 개정안이지만 현장의 혼란을 줄이고 노동자의 권리를 구체적으로 보장하며 법의 취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구체적인 가이드라인과 해석 기준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경제계는 통과된 노조법 개정안이 노동계 요구안에 비해 후퇴되었음에도, “산업 생태계 붕괴”나 “불법 파업 면죄부”로 개정안의 본질을 호도하며, 국제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허위 주장으로 개정 취지를 훼손하고 사회적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먼저 경제계의 ‘산업 생태계 붕괴’ 주장은 근거가 없다. 이미 법원(CJ대한통운 1,2심, 현대중공업 대법원)의 판결은 원청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 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의 경우 사용자로 본다는 판례를 확립하고 있고, 이번 개정은 이러한 판례를 명문화한 성격이 강하다. 오히려 일본, 독일 등 주요국은 사용자성 확대를 법제화하거나 판례로 인정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산업구조가 붕괴했다는 사례는 없다. 사용자 개념의 확대로 인해 원청이 국내 사업을 접고 해외로 이전할 수 밖에 없다는 등의 경영계의 주장은 협박에 다름 없다.

‘불법파업 면죄부’라는 지적도 사실과 다르다.개정안은 파업 정당성을 무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불법행위에 대응하는 제한된 상황에서만 쟁의권을 인정하며, 독일과 프랑스, 일본 등에서 노동쟁의의 범위와 관련해 더 넓게 인정하고 있고 국제 기준과 비교해도 한국은 단체교섭 적용률과 쟁의권 보장 수준이 낮다. 국제노동기구(ILO)도 한국 정부에 수차례 ‘과도한 파업 제한을 완화할 것’을 권고했다. ‘경제를 위협한다’며 노동쟁의의 확대를 축소하려는 경영계의 해당 주장은 근거 없이 과장된 공포 조장 일 뿐이다.

손해배상 제한 또한 특혜가 아니다. 이번 개정은 손해배상의 무제한 금지가 아니라,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에 대해 제한하는 내용으로 오히려 국제 기준에 비춰 보면 한국이 가장 협소한 편이다. 손해배상 제한은 유럽 주요국의 보편적인 제도이며, 국제적 표준에 가깝다. ILO 역시 과도한 손배청구는 노동3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입장을 수년째 명확히 밝혀왔다.

다국적기업은 이중잣대를 멈춰야 한다. 글로벌 스탠다드를 추구한다던 다국적기업들이 한국에서만 이중잣대를 적용하며 노동자의 권리를 빼앗는데 앞장서는 것은 오히려 국제적 망신이다. 유럽 각국과 미국은 한국에 비해 노동3권을 더욱 폭넓게 보장하고 있으며, 특수고용노동자들의 권리 또한 마찬가지다. 본국에서 통용되지 못할 기준을 두고 철수 운운하며 압박하는 것은 가당치도 않다.

수많은 열사들의 숭고한 투쟁으로 20여년 세월만에 겨우 한 발 떼었다. 경영계는 근거가 부족한 주장으로 노동자의 권리를 빼앗는 개악 시도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

우리는 오늘에서야 이뤄진 일부 성과를 발판 삼아, 여전히 배제된 노동자들이 권리를 온전히 보장받기 위해 더 큰 투쟁을 준비할 것이다. 노동자의 권리는 결코 멈출 수 없고 후퇴 할 수도 없다. 우리는 끝까지 투쟁해 기필코 쟁취할 것이다. 

2025년 8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