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윤석열 정부의 화물연대 업무개시명령은 노동자 시민에 대한 선전포고다!윤석열 정부는 오늘 국무회의에서,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산하 화물연대 총파업과 관련해, 시멘트 운송에 종사하는 화물노동자 2,500여명에 ‘업무개시명령’을 심의 및 의결했다. 화물연대와 운수업 노동자들은 안전운임제 사수와 일몰제 폐지를 위해 지난 6월 파업에 돌입했고, 국토교통부와 정부는 교섭을 통해 안전운임제의 지속 추진과 관련 사항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를 약속했지만 이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정부의 무책임한 교섭 해태에 화물 노동자들이 다시금 정당한 파업권을 행사하자, 이제 정부는 ‘조건 없는 현장으로의 복귀’를 운운하며 파업을 전개하는 화물 노동자들을 형사적 제도로 위협하기 시작했다.
운송업의 산업 구조 속 오랫동안 문제로 남아 있던 최저운송비용 기준의 부재는, 운송업체들의 가격 경쟁으로 낮은 운송운임이 형성되는 경향을 야기했고 결과적으로 화물 노동자들에게 과로와 과적을 강요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화물 노동자들은 하루 16시간을 도로 위에서 보내며 사고 위험에 노출되고, 노동 현장에서의 생존권까지 위협 받고 있다. 안전운임제의 제도화는 화물 노동자들이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운임을 법적으로 보장하여, 위와 같은 야만적 노동환경으로부터 화물 노동자들이 응당 보장 받아야 할 최소한의 생명권과 노동기본권을 지켜내기 위한 첫걸음이다.
그러나 정부는 벼랑 끝에 내몰린 노동자들의 절규와 정당한 파업권 행사를 “이태원 참사와 같은 사회적 재난”이라고 매도했다. 이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파업을 ‘재난’으로 규정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하는 황당한 작태를 보이는 가운데 내뱉은 발언이다. 정부의 말마따나 파업이 ‘재난’이라면 이 재난의 책임은 노동자들과의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교섭의 공간을 일방적으로 뛰쳐나온 정부에게 있다. 그리고 진짜 재난은 도로 위에서 졸음운전과 과적 사고로 언제 죽음에 내몰릴지 모르는 화물 노동자들의 현실이다. 국가의 책임을 망각한 윤석열 정부는, 이제 ‘업무개시명령’이라는 칼을 뽑아 대한민국헌법이 보장하는 노동자들의 정당한 파업을 분쇄하고, 심지어는 화물 노동자들에게 강제노역의 짐을 지우려 하고 있다.
‘업무개시명령’은 대한민국의 보수 양당 정치가 노동 탄압을 위해 헌정 질서를 유린해가며 억지스레 마련해 둔 법적 장치다. 국토교통부가 발효할 수 있는 업무개시명령은, 참여정부 시절이던 2004년, 화물노동자들의 목소리를 틀어막는 조치로서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을 개정하며 만들어졌다. 이를 통해, 정부는 화물 운송을 거부하는 화물 노동자들을 3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할 수 있다. 이는 사실상 화물 노동자들에게, 처벌 위험으로 인해 비자발적으로 노동을 제공하도록 하는 행위, 즉 헌법에서도 금지하는 강제노역(대한민국헌법 제12조 1)을 강요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한 편으로 노동자들의 정당한 단체행동권 행사(대한민국헌법 제33조)를 ‘화물 운송 거부로 국가 경제에 위기를 초래하는 반국가적 행위’로 치부하는 언어도단이기도 하다. 민주당 정치가 마련해 둔 노동탄압의 기틀 위에서, 이제 윤석열 정부가 춤을 추고 있다. 이는 보수양당의 무지한 노동관, 민주적 헌정국가에 대한 왜곡되고 뒤틀린 관점, 심지어는 이들이 생각하는 국가가 누구의 이익만을 위해 복무하는 정치사회적 장치인지까지를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보수양당의 국가관 속에서, 국가는 자본을 대신해 노동계급을 쥐어짜는 하수인에 불과한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지 채 1년도 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짧은 시간 사이에 이들은 여러 사회정치적 문제들 앞에서 국가의 책임을 방기한 채 강 건너 불구경만 하는 무책임한 작태를 차고 넘치게 보여줬다. 화물 노동자들의 절규를 대하는 윤석열 정부의 태도도 다르지 않다. 운수사업의 모순적 구조를 규탄하고 생존권을 요구하는 화물 노동자들의 외침에, 국가는 대안을 모색하는 대신 경찰국가의 폭압적 권력을 동원해 이들의 입을 틀어 막으려 들고 있다. 시민사회와 노동자들은 국가로서의 책임을 포기한 윤석열 정부에게 투쟁으로 화답할 수밖에 없다.
노동・정치・사람은 윤석열 정부의 무책임한 국정 운영을 규탄하며, 반민주・반노동적 업무개시명령의 즉시 철회를 요구한다. 윤석열 정부는 화물연대 파업과 노동자 시민의 지지가 무엇을 위한 것이며 어디를 향한 것인지 똑똑히 깨닫고, 헌정사상 가장 무능한 정부라는 오명을 벗을 생각을 해야 할 것이다.
2022년 11월 29일
노동・정치・사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