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6월 민주항쟁과 7/8/9 노동자 대투쟁 이후 진행되어왔던 노동중심 진보정치의 한 시대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노동자 대투쟁 직후 수많은 단위노조가 조직되었고, 산별노조 건설이 시작되었으며, 민주노총이 설립되는 등 노동자들이 이 사회의 진정한 주인이 되어가는 눈부신 과정이 있었습니다.
성장하는 노동정치는 그 여세를 몰아 1997년에는 노동자 대통령 후보를 만들어냈고, 2000년에는 노동자가 주축이 된 진보정당을 건설하였으며, 2004년에 노동자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탄생시켰습니다. 돌이켜보면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여 노동중심 진보정치의 싹을 틔웠던 시간도 벌써 20년이 흘렀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의 노동정치와 진보정치는 표류하고 있습니다. 총자본의 공세는 광범위한 구조조정과 노동시장유연화를 통해 노동자들을 끊임없는 고용불안으로 내몰았습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원청과 하청, 갑과 을로 노동자들의 분열을 조장하였고, 불안정노동을 양산하여 만성적인 고용불안으로 노동자들을 위축시켰습니다. 현장의 노동조직은 조합주의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으며, 어렵게 출발한 산별노조는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친기업적 정권이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만들고,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조직을 탄압하는 등 공세를 취하고 있으나,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하여 결정적 역할을 해야 할 진보정치는 연속된 분열 속에 단결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으며, 보수정당의 하위파트너 이상의 위치를 담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노동중심 진보정치의 한 시대가 일정한 한계에 달했음을 의미합니다. 전망과 가치를 제시하지 못한 채 정파적 입장에 따라 단기적 대응에 머물면서 노동정치의 가치를 상실하고 일하는 사람 전체가 아니라 일부 조직운동의 이해를 대변하는데 그치는 진보정치의 미래는 암울합니다. 노동정치의 주체가 되어야 할 노동자들이 오히려 노동정치를 외면하고 배제하는 현실을 극복하지 않는 한 노동자 정치세력화는 요원할 뿐입니다. 노동정치의 쇠퇴는 제도화의 경로로부터 노동자를 주변부로 밀어냄으로써 노동자들의 삶을 더욱 곤궁에 빠지게 만들고 있습니다.
노동중심 진보정치는 다시 시작되어야 합니다. 보다 장기적이고 중층적인 전망을 기획하고 면밀하며 체계적인 노선을 구성해야 합니다. 일하는 사람들이 정치의 주체가 되며, 평등하고 민주적인 사회의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한 전망과 노선을 만들기 위한 첫 걸음으로 우리는 노동정치연구소를 창립하고자 합니다. 노동정치의 이념을 새롭게 정립하고 실천의 지향을 재구성하며 노동정치의 주체를 만들어 나가는 여정을 시작하려 합니다. 보수정치의 노동배제에 맞서며 진보정치의 갈등을 해소하고 노동중심 진보정치의 실천으로 평등하고 평화로우며 생태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한 초석을 놓으려 합니다.
우리는 지난 1년 동안 노동정치연구소 창립의 필요성과 목적 및 목표, 실천경로의 설정 등을 논의하였으며, 8월 이후 본격적인 창립준비를 시작하였고, 10월부터 발기인 및 회원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노동정치연구소를 공식적으로 창립하기 위한 준비위원회를 구성하려 합니다.
노동정치연구소 창립을 위하여 발기인 및 회원이 되어주신 모든 분들께서 준비위원입니다. 11월 11일에 노동정치연구소 사무실에서 창립준비위원회 결성회의를 개최합니다. 가능하신 회원들께서 최대한 참석하시어 준비위원회의 구성과 공식적인 노동정치연구소 창립 준비에 함께 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공동대표발기인
김혜경, 이용길, 이덕우
노동정치연구소 창립 준비위원회 결성회의 일정
일시 : 2017년 11월 11일(토) 15시
장소 : 노동정치연구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