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독하게 잔인한 또 한번의 무책임한 판결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약 5년을 끌어온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들의 원청 사용자성 관련 행정소송 1,2심 판결을 끝내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지난 5월 21일 HD현대중공업 하청 노동자들의 단체교섭 청구를 끝내 기각한 반노동 판결을 그대로 답습하였다.
택배 노동은 원청의 지배·개입 없이 이뤄질 수 없다. 터미널, 어플리케이션, 단가 등 모든 노동과정의 원청의 통제 아래 이뤄진다. 때문에 지난 1,2심 재판부는 사용자성을 폭넓게 인정해 CJ대한통운이 택배노동자들의 사용자라고 판단했다. ‘원사업주에 비해 거래상 지위가 우월한 사업주(택배사)가 원사업주 소속 근로자의 노무를 자신의 지배나 영향 아래 이용하는 계층적·다면적 노무 제공 관계가 확산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원청 CJ대한통운이 실질적 지배력과 결정권을 갖고 있기에 노동자의 노동3권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자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여전히 ‘개정 전 노조법 적용’에 따른 판단이라는 낡은 잣대로 특수고용노동자들의 권리를 다시 한 번 짓밟았다. “명시적·묵시적 근로계약관계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CJ대한통운이 옛 노조법상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대법원의 논리는 노동 과정을 철저히 무시한 판결이며, 개정 노조법의 취지를 또 한번 거스른 것이다.
다시 한 번 외친다. 법원의 판결이 하청 노동자의 권리를 부정할지언정, 우리의 투쟁과 정의는 결코 판결에 갇히지 않는다. 개정 노조법의 취지와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을 정면으로 짓밟은 대법원의 반노동적 판결을 다시 한번 강력히 규탄한다. 우리는 진짜 사용자로서 원청의 책임이 인정받을 때까지, 멈추지 않고 투쟁할 것이다.
2026년 7월 14일
노동·정치·사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