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정치·사람 집행위원 박예준 인터뷰

노동·정치·사람(이하 노정사): 자기소개부터 해주세요
박예준(이하 박): 원래 노동당 강서당협 위원장이었고요, 보통 줄여서 전해투라고 부르는 민주노총 해고자복직투쟁특별위원회에서 교육선전국장으로 일했습니다. 지역에서 강서·양천 민중의집 노동사업팀장으로 일했고, 지금은 노동·정치·사람의 집행위원을 맡고 있습니다.

노정사: ‘노동’으로 점철된 길을 걸어오셨어요(웃음).
: 아~ 좋지 않아~(웃음)

노정사: 어쩌다 활동을 시작하시게 된 거예요?
: 활동을 시작한 건 노동당에 입당하면서부터였고요. 그때부터 제 인생은 망했죠(웃음). 운동을 접한 건 더 일찍이었어요. 중학교 때 집에 가는데 무슨 집회를 하고 있더라고요. 지금은 무슨 집회인지도 기억이 안 나는데, 발언하는 아저씨가 되게 울분에 차서 말을 하는 거예요. 그래서 뭔데 저렇게 하고 있나 하면서 딱 뒤를 돌아봤더니 시퍼런 깃발들이 펄럭 펄럭 펄럭… 금속 금속 금속…. 그 기억이 너무 강렬했어요. 또 제가 인터넷 세대 아닙니까, 집에 와서 찾아봤죠. 금속노조더라고요.

노정사: 중학교 때 그게 그렇게 좋아 보였어요(웃음)?
: 좋아 보였던 건 아니고, 궁금했어요 저게 뭔지. 어쨌든 그렇게 찾다 보니까 금속노조라는 게 있고, 그 위에 민주노총이라는 게 있고, 노동운동 영역이라는 게 있다는 걸 알게 됐죠.

노정사: 그럼 그때부터 노동운동을 하겠다는 꿈을 꾸게 된 건가요?
: 그런 건 전혀 없었죠. 그냥 저런 게 있구나. 뭔가 싶어서 궁금해서 찾아봤고, 그냥 운동권이라는 영역이 있는 걸 발견하게 된 거죠.

노정사: 노동당에서도 활동을 많이 하셨는데요, 당 활동은 어쩌다가 시작하신 거예요?
: 노동운동이라는 게 있다는 걸 알고 나서 그럼 노동운동의 목표가 무엇이냐 찾아봤더니 그중에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있고, 정치세력화를 하려면 정당이 필요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 그럼 진보정당이 있어야겠네 하면서 찾아보니까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진보신당 지지자가 되었죠. 그렇게 지지자로 지내다가 진보신당이 노동당이 된 이후에, 그때가 제가 딱 스무 살이었거든요. 그래서 입당을 해버렸죠. 딱히 당 활동을 하겠다고 생각하고 시작한 건 아니었고, 입당을 했는데 그때 강서가 사고당협이었거든요. 그래서 우리 동네엔 뭐가 없네 했는데 바로 옆 양천에는 뭐가 있으니까 양천 사람들이랑 놀았죠. 그러다 당에서 뭔가 활동을 시작한 건 김상철 서울시당위원장 선거운동을 하면서부터예요. 어떻게 보면 기회가 좋았죠. 당에서 선거를 한다는데 김상철이란 사람이 나왔네? 그런데 선거운동을 혼자서 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도와드리고 싶은데요 하면서 찾아갔죠. 그렇게 시작해서 이후에 서울시당 활동도 좀 열심히 했어요. 김상철이 서울시당위원장이 되고 나서 뭐 할까 하다가 당시에 강서에 살던 당원들과 당협을 만들었는데, 아무도 위원장을 안 한다고 하니까 제가 위원장을 했죠. 아주 옛날은 모르겠고, 적어도 87체제 이후에서는 아마 제가 정당 사상 최연소 지역위원장일 거예요. 제가 만 19세 때 위원장이 됐거든요(웃음).

노정사: 활동을 워낙 많이 하셔서 오래 하셨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네요.
: 네, 당에 그렇게 오래 있지 않았어요. 8월 당대회 이후에 ‘당의미래’에서 활동하시던 분 중 많은 분이 탈당을 했는데, 그때 저는 안 나갔었거든요. 어쨌든 제가 현직 위원장이었으니까 내가 나갈 때 나가더라도 그전에 당원들을 설득하던가 아니면 당협의 일들을 정리하던가 그런 마무리할 시간이 필요했어요. 그날 당대회 때 충격을 되게 많이 받았거든요. 그런데도 확신이 없었어요 저한테는. 뭐 나가서 굶어 죽네 이런 게 문제가 아니라, 내가 이 당을 버리려면 이 당이 나한테 더 이상 소용이 없다는 확신이 필요했는데 그걸 정리하는 데까지 1년이 걸렸죠. 그래서, 그 당대회가 17년 8월 27일이었거든요? 제가 18년 8월 27일에 당협위원장 사퇴를 하고 12월 말에 탈당을 했습니다.

노정사: 그럼 이제 요즘 활동하시는 얘기를 해 보죠. 이번에 노동·정치·사람의 노동연대사업 담당 집행위원을 맡으셨는데요, 지난 인터뷰에서 집행위원장님의 말씀에 따르면 아주 중요한 직책을 맡으신 거 같습니다(웃음).
: 뭔가 설명을 하려고 하니까 붙인 이름이고요, 공식적으로는 그냥 집행위원입니다(웃음). 노동·정치·사람을 창립한 다음에 집행위원회 사업 자체를 소모임 중심으로 운영하겠다는 게 사업계획이었고, 소모임을 실제로 꾸려나갈 책임자들이 집행위원으로 함께하자고 했어요. 그때 저도 집행위원장님의 ‘평화로운’ 권유에 따라 집행위원이 됐지요. 저는 연구소 준비 때부터 ‘뿌리내리기’ 소모임을 회원으로 같이 하고는 있는데 담당은 아니에요. 그래서 집행위원을 하긴 하는데 그럼 뭘 할까 하다가 원래 하던 게 투쟁사업장 현장 연대하고 이런 거니까 노동 담당을 하면 어떠냐 해서 노동연대사업을 맡게 되었죠. 어쨌든 우리가 이름에 ‘노동’이 들어가는 단체 아닙니까. 노동·정치·사람이란 이름으로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함께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연대하면 우리 단체가 외부의 신뢰를 얻는 데에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요.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이 단체를 하는 목적 중에 하나기도 하고요.

노정사: 현재 노동연대사업 관련해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나 계획들이 있나요?
: 제가 한동안 쉬어가지고(웃음), 쉬는 동안 제가 감이 떨어졌는지 요즘에 파악이 잘 안 되더라고요. 투쟁사업장들이 좀 정리되는 분위기이기도 하고. 그런데 큰 사업장들이 정리되긴 해도 아직 조그만 투쟁사업장들이 많거든요. 서울만 해도 지금 제가 당장 댈 수 있는 데만 다섯 개가 넘으니까. 보통은 공대위가 꾸려지는데 그것조차 없어서 도움을 받기도 힘든 곳이 있어요. 일단은 그런 데를 찾아서 연대사업을 만들어보려고 해요. 이전에는 지금은 투쟁이 끝난 파인텍에서 큰 집회를 열 때 노동·정치·사람 이름으로 갔었고, 얼마 전에는 콜텍 집중투쟁하는 날에 각계각층 이어 말하기 하는 데에 이덕우 대표님이 참석하셨고, 조만간 회원들과 방문 일정이라도 잡아보려고 하고 있어요.

노정사: 투쟁사업장 연대 외에 노동자들의 교육이나 조직 등 노동 관련해 우리 단체가 할 만한 일이 또 있을까요?
: 연구소 시절에 노동교육이나 노동법원설립 이런 운동들을 기획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다들 아시다시피 지금은 힘에 부치지요. 다른 건 뭐 안 그렇겠냐마는 일단은 할 수 있는 거 중심으로 하는 게 맞을 것 같아요. 그리고 ‘노동’이라는 게 어디에 갖다 붙여도 말이 되는 마법의 단어 아닙니까(웃음). 지금 다른 부문의제 관련한 소모임들이 가동되고 있으니까 거기에 함께해서 무언가를 만들 수도 있을 거고요, 시기별로 뭔가 할 만한 콘텐츠들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요. 집행위원회의를 한 달에 두 번씩 자주 하는 편이니까 저도 고민하면서 다른 집행위원 동지들과 모여서 얘기하다 보면 뭔가 아이템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있죠. 현재로서는 투쟁사업장들 연대하는 것만으로도 일이 많을 거 같아요. 특히 신생 노조거나 사업장이 작을수록 기본적인 지원들이 모자라기 때문에 거기에 조금씩 보태는 것만으로도 뭔가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굳이 또 다른 계획을 말하자면 그런 사업장을 찾아내는 일이 먼저가 아닐까 싶어요.

박예준회원 페이스북

노정사: 앞으로 노동·정치·사람이 어떤 단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 같은 게 있으신지요?
: 지난 2월에 우리 회원모임을 했잖아요. 그 행사를 페이스북에 홍보하면서 ‘진보정치가 무너지다 못해 풍비박산이 났다’는 말을 썼어요. 여기에 대해 우리가 모여서 먼저 대안을 쫙 만들고 “우리 같이 합시다!”라고 말할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뭘 할지 모여서 같이 고민이라도 해 보자는 취지로 이 단체를 만들었다고 저는 생각해요. 그래서 그런 대안들을 우리가 함께 차근차근 쌓아나갔으면 좋겠어요.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어떤 조직이든 구성원들 간에 온도차가 발생하기 마련인데 이것이 심해지면 심해질수록 더 지치더라고요. 특히나 이렇게 작은 단체의 경우에는 개개인들이 딱히 여유로운 사람들도 아닌데, 이건 맞고 이건 틀리고 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쌓이고 누군가는 지쳐서 힘들어할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그런 것들을 좀 의식적으로 경계하면서 다 같이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어요.
그리고 이건 꼭 들어가야 합니다(웃음). 집행위원장님께서 회원확대사업에 지금 열중하고 계신데, 제가 뛰어난 조직가가 아니다 보니까 항상 회의 때마다 집행위원장님께 애정 어린 질책을 받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혹시 이 인터뷰를 보시고 회원으로 가입하실 분이 있다면 꼭 추천인에 제 이름을 써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웃음).

노정사: 마지막 당부의 말씀이 “추천인에 박예준을 써 달라”군요(웃음).
박예준: 제가 노동·정치·사람에 할 말이 뭐가 있겠습니까. 시키면 합니다 하하하.

 

정리 | 정정은 노동·정치·사람 웹진팀
사진 | 박성훈 노동·정치·사람 웹진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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